기사 메일전송

"신축 아파트 하자 급증, 무엇이 문제인가?"

  • 김정규 기자
  • 등록 2024-07-29 10:44:00

기사수정
  • "코로나19 팬데믹, 자재비 폭등, 인력 부족 그리고 제도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


최근 부동산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2019~2022년 지은 아파트는 피하라"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실시한 특별점검에서 전국 23개 단지에서 1000여 건의 하자가 적발된 것이 이러한 주장의 배경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자재비 폭등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세계적인 물류망의 붕괴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건축 자재비가 급등했다. 시멘트의 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2020년 3월 71.94달러에서 2022년 3월 256달러로 256% 상승하는 등 자재 가격 폭등은 건설업계에 큰 부담이 되었다. 철근 가격도 같은 기간 75만 원에서 112만 원으로 49%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재를 절감하려는 시도가 부실시공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인력 부족과 고령화 

건설업계의 인력 부족도 심각한 문제다. 2023년 6월 기준 건설업 기능 인력은 145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 명 줄었다. 2022년 6월 기준 150만 6000명이었던 것에 비해 2년 사이 무려 15만 명가량의 기능 인력이 감소했다. 평균 연령은 51.1세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50대 이상이 전체 기능 인력의 60.9%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으로 숙련된 외국인 노동자의 수급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인력이 현장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2023년 1분기 건설 현장의 외국인 비중은 16.2%로 증가했다. 

 

정부 표준 건축비와 인건비 상승

정부의 표준 건축비 인상 역시 건설업계에 영향을 미쳤다. 표준 건축비가 상승하면서 건설비용이 증가했지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여유가 없는 중소 건설사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자재나 인력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이로 인해 건축 품질이 저하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근로시간 단축과 중대재해처벌법 

또한, 근로시간 단축과 중대재해처벌법도 건설 현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 52시간 근로시간제한으로 인해 건설 현장에서 작업 시간이 줄어들면서 공사 기간이 길어지거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 안전 관리가 강화되었지만, 동시에 현장 관리의 부담도 증가하여 일부 건설사에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인력과 자재를 아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사례들 

대표적인 사례로 전남 무안군의 B아파트는 사전점검에서 5만 8000건에 육박하는 하자가 발생하여 큰 논란이 되었다. 시공사 대표가 사과문을 발표할 정도로 심각한 하자 문제를 겪었다. 대구 달서구의 C아파트도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규격에 맞지 않는 비상계단을 깎아내는 등 하자로 입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대구 북구의 D아파트는 누수 문제가 발생하였고, 경남 양산시의 E아파트는 외벽에 하자가 생기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보고되었다. 또한, 화성시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는 지하주차장이 누수로 침수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제도적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건설 현장의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인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자재비 상승에 대한 지원 방안과 함께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한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 신축 아파트 단지에 대한 불시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준공이 임박한 단지를 중심으로 점검을 실시하여 부실시공을 사전에 방지하고, 하자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간에 만들어야 하는 물량이 늘어난 만큼 아파트를 지어야 하는 기능 인력 등의 규모가 부족한 상황이었다”라고 분석했다. 2019~2021년 주택 수주액은 급격하게 증가하여, 아파트를 짓는 현장이 많아졌지만 인력은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품질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가격'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품질'에는 관심이 덜해진 것도 한몫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아무래도 집값이 치솟는 시기라 가격에 더 민감했지, 품질 등에는 오히려 소홀했던 시기였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관리·감독이 소홀해졌고 이 역시 품질에 영향을 줬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있는 상황에서, 건설업계와 정부는 함께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신축 아파트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뉴스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정은미 작가 개인전 ... '기다림' 무르익어가는 시간 그림책 작가였던 은플 정은미 작가의 두 번째 개인전이 인천 운서중학교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기다림' 무르익어가는 시간을 주제로 '푸른 바나나가 노란 바나나로 익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당신은 어떤 시간을 보낼까요?라는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작가는 어려운 시기에 강아지를 만나면서 많은 위로와 사랑을 받으며...
  2. 대출 규제, 현금 부자만 웃는다…전세 매물 감소와 월세 상승 우려 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가 현금 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주택자들은 추가 대출이 어려워졌고, 갭투자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전세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이는 월세 가격 상승...
  3. 프로야구 9월 4일 경기 결과 [뉴스브런치(NewsBrunch)=이현수 ]프로야구 9월 4일 경기 결과프로야구 9월 4일 현재 팀 순위
  4. 제1135회 로또복권 추첨 당첨번호는 ‘1, 6, 13, 19, 21, 33’ 로또1135회의 총판매금액은 113,817,137,000원이며, 1등은 각 29억5,372만 원씩, 2등은 각각 4,868만 원씩의 당첨금을 받는다. 또한, 3등인 5개를 맞힌 이들은 3,417게임이며 129만 원씩을 받게 된다. 고정 당첨금 5만 원 받는 로또 1135회 당첨번호 4개를 맞힌 4등은 16만3,808게임이며, 고정 당첨금 5000원 받는 로또 1135회 당첨번호 3개가 일치한 5등은 265만4,691...
  5. 프로야구 9월 3일 경기 결과 [뉴스브런치(NewsBrunch)=이현수 ]프로야구 9월 3일 경기 결과프로야구 9월 3일 현재 팀 순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