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화된 대출 규제가 현금 부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주택자들은 추가 대출이 어려워졌고, 갭투자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로 인해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전세 공급 부족이 예상되며, 이는 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집 한 채를 가진 사람과 고가 전세에 거주하는 사람 간의 동일한 대출 규제는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성동구의 빌라 매매 가격이 약 5억 원의 집을 가진 사람은 규제를 받지만 성동구 20억 원대 전세에 거주하는 사람은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이러한 불균형은 자금력이 부족한 중산층과 서민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경매 시장에서는 현금 부자들이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될 위험이 있다. 

은행권은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방침에 따라 대출 한도를 축소하고, 유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크게 제한하는 조치를 잇따라 도입했다. 대표적으로 우리은행은 오는 9일부터 유주택자의 추가 주택 구입 목적의 대출을 전면 중단하며, 전세자금대출도 무주택 가구에게만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역시 유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하고, 대출 만기를 단축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대출 규제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매를 통한 주택 매입을 고려하는 현금 부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자금조달이 어려운 이들은 경매에 참여하기 힘들어지는 반면,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투자자들은 더욱 유리한 위치에서 경매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택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특정 계층만을 위한 시장으로 전락할 위험성을 높인다.

또한, 전세자금대출 규제로 인해 임대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세대출이 제한되면서 월세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출을 통해 전세금을 마련하던 세입자들이 월세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월세 가격이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전세 수요가 줄어드는 것과 맞물려 임대차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이번 규제가 현금 부자들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하여 중산층과 서민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