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런치(NewsBrunch)=배나영 ]
‘5cm의 기적’ 엎어진 채 600년 버틴 경주 마애불, 바로 세운다
엎어진 채 땅을 보고 있는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추진된다.
2007년 5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발견한 마애불은 높이 5.6m, 무게는 70~80t으로 추정되는 바위에 새겨져 있다.
경북 경주 남산 열암곡에서 발견된 마애불. 불상의 콧날과 바닥의 거리가 5㎝에 불과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로 발견됐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마애불은 앞으로 넘어지면서도 훼손된 곳이 하나도 없어 ‘5cm의 기적’이라고 불린다. 불상의 콧날과 바닥의 거리가 불과 5㎝밖에 되지 않지만 그 상태로 약 600년을 버텨내서다.
마애불 바로 세우기 프로젝트 시
경주시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재청과 함께 열암곡 마애불을 2025년에 바로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마애불을 세우는 방안과 관련해 안전성을 파악하는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 중이며 “내년에는 불상과 같은 크기의 모형으로 모의실험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견 초기 불상의 모습. 흙을 조금씩 걷어내자 마애불상의 얼굴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열암곡 마애불은 과거 큰 지진 때문에 넘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18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용역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 불상이 약 600년 전에 넘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진도 7 안팎의 지진이 잇따랐던 1430년이 유력하게 꼽혔다.
발견 당시 문화재청은 마애불을 바로 세우려고 했지만 무게가 70~80t에 달하는 데다 불상이 엎드려 있는 곳의 경사도도 40~50도에 달해 작업이 쉽지 않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2021년 마애불 주변의 지반을 견고하게 다지기 위해 축대벽을 쌓아 올리는 보강 공사를 했다”며 “산사태나 호우로 바위가 훼손되지 않도록 마애불 주변에 철망을 설치하는 등 훼손 위험성도 줄인 상태”라고 말했다.
경주시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재청과 함께 열암곡 마애불을 2025년에 바로 세우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