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ord] 안상태의 웃음은 어디서 시작됐나
개그맨 안상태의 웃음은 처음부터 무대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원래 사람들 앞에 나서는 사람이 아니었다. 집에서도 말수가 적었고, 스스로도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했다. ‘안어벙’이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로 강렬하게 등장했던 그를 떠올리면 선뜻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그런 그에게 대학 시절 아버지가 건넨 한마디는 오래 남았다.
“이렇게 살면 사회생활 못 한다.”
그 말은 단순한 꾸중으로 끝나지 않았다. 안상태에게는 자신을 바꿔야 한다는 신호처럼 남았다. 그는 일부러 더 크게 말하고, 더 활발한 사람처럼 행동하려 했다. 성격을 바꾸기 위해 들어간 코미디 극단에서 밝은 사람들과 어울렸고,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무대에 익숙해졌다.
안상태의 웃음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군가를 웃기겠다는 확신보다 자신을 바꿔보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였다. 내성적인 사람이 세상과 연결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이 어느 순간 그의 일이 됐다.
대표 캐릭터 ‘안어벙’도 그 과정에서 태어났다. 당시 유행하던 홈쇼핑을 소재로 삼았지만, 단순한 설정만으로는 웃음을 만들기 어려웠다. 그는 주변에서 본 사람들의 말투와 태도, 거리의 표정을 캐릭터 안에 섞었다. 익숙하지만 어딘가 어긋난 인물. 우스꽝스럽지만 이상하게 낯설지 않은 캐릭터. 그것이 관객이 안어벙에게 반응한 이유였다.
그에게 개그는 단순히 웃기는 일이 아니었다. 힘들게 하루를 보낸 사람, 몸이 아픈 사람, 잠시라도 웃음이 필요한 사람에게 기분을 조금 가볍게 만들어주는 일이었다. 안상태의 웃음이 과장보다 관찰에 가까웠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 웃음을 전하던 그에게도 쉽게 꺼내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관심과 빠르게 넓어진 관계는 그를 지치게 만들었다. 사람을 만나는 일이 부담으로 다가온 시기도 있었다. 밝은 캐릭터로 대중을 웃기던 사람에게도 웃음 뒤에는 감당해야 할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은 안상태를 멈추게만 하지는 않았다.
그는 혼자 무대에 서고, 직접 카메라를 들고, 단편영화를 만들며 다른 방식의 창작을 이어갔다. 무대에서 쌓아온 캐릭터와 감각은 영상 안에서 또 다른 형태로 옮겨졌다. 그가 만든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특별한 영웅보다 약한 사람, 평범한 사람, 쉽게 드러나지 않는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의 안상태는 다시 새로운 질문 앞에 서 있다.
공연과 콘텐츠 제작을 이어가는 동시에, AI가 연기도 하고 웃음도 흉내 내는 시대에 사람이 만드는 웃음은 무엇으로 남을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는 웃기는 타이밍과 감정만큼은 쉽게 대체될 수 없다고 말한다.
안상태의 웃음은 사람을 웃기기 위한 기술이기 전에 세상과 연결되기 위한 방식이었다. 내성적인 사람이 자신을 세상 쪽으로 밀어내며 배운 웃음은 무대를 지나 카메라로, 그리고 지금의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웃음은 무엇인지.
사람에게 남는 웃음은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그가 직접 꺼낸 더 깊은 이야기는 영상 인터뷰에서 이어진다.
- written by 배혜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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