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사망한 장쩌민 전 국가주석에 대한 중국 누리꾼들의 추모 열기가 뜨겁다. 장쩌민의 죽음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장 전 주석 부고 기사를 실은 CCTV의 웨이보 계정에도 순식간에 100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웨이보를 포함한 중국 SNS에서 많은 중국 네티즌들은 고인을 ‘장할아버지’, ‘어르신’, ‘위인’ 등으로 칭했으며 ‘가는 길 평안하시라’는 애도를 표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을 변화시킨 당신의 열정을 잊을 수 없다”, “최고의 시대를 열었다”, “개방의 자유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 분”이라는 등의 헌사를 보내기도 했다.
홍콩 더스탠더드는 “수많은 중국 웨이보 이용자들이 장 전 주석의 죽음을 ‘한 시대의 종말’로 표하며 애도하고 있다”며 “일부는 장 전 주석의 죽음을 시진핑 현 주석에 대한 은근한 비판의 기회로 삼는다”고 소개했다.
이어 “장쩌민의 시대는 최고로 번영했던 시대는 아니었지만 좀 더 관대했던 시대다” “나는 그에 대한 많은 비판을 들었다. 하지만 그가 비판적 목소리를 허용한 사실은 칭송받을 만하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고 전했다.
장 전 주석이 세상을 떠나기 전부터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한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서 국민들에게 소탈한 아저씨 이미지로 다가왔던 장쩌민에 대한 향수가 중국 사회에 존재했다. 장 전 주석이 권력을 놓은 지 10년여 지난 2015년 중국에서는 장쩌민 ‘숭배 놀이’인 ‘두꺼비 숭배’(膜蛤文化)가 시작되기도 했다.
두꺼운 검은 뿔테 안경, 커다란 입 등 외모 때문에 두꺼비라는 별명을 가진 장 전 주석의 우스꽝스러운 면모를 되짚는 일종의 놀이다.
그간 누리꾼들은 장 전 주석이 공개석상에서 보여준 화통하고 다소 코믹했던 모습을 소환해내며 조롱하고 풍자하는 듯하면서도 그를 ‘어르신’으로 부르며 숭배 놀이를 전개했다.
이들은 장 전 주석이 1996년 스페인을 방문해 후안 카를로스 전 국왕을 만난 자리에서 난데없이 빗을 꺼내 들어 머리를 매만지는 모습이나, 2000년 이스라엘 사해 방문 때 두꺼비 같은 자세로 수영을 즐기는 모습, 바지를 높이 끌어 올려 입는 ‘아저씨 패션’ 등에 열광하며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시진핑 정권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집권 당시에는 인권 탄압과 부패 문제,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 등이 비판의 대상이었지만, 시진핑 체제에 대한 반감이 장쩌민 시절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