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한 기자가 강도 사건을 생방송으로 보도하던 중 앵무새 한 마리에게 무선 이어폰 한쪽을 도둑맞는 모습이 화제다.
지난 4일 BBC 등에 따르면 칠레 매체 CHV 노티시아스의 기자 니콜라스 크룸은 최근 칠레 산티아고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생방송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당시 야외에 있었던 니콜라스는 양쪽 귀에 무선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때 주황색의 앵무새 한 마리가 날아와 그의 어깨 위에 앉았다.
깜짝 놀란 니콜라스는 앵무새를 경계하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보도를 이어갔다. 동시에 그는 손을 흔들면서 앵무새의 시선을 끌어 쫓아내려고 했다.
약 8초 동안 가만히 앉아 있던 앵무새는 갑자기 니콜라스의 귀를 쳐다보더니 이어폰을 입으로 물어 뽑은 뒤 그대로 날아갔다.
니콜라스는 앵무새를 잡으려고 손을 뻗었지만 놓쳤다. 이후 니콜라스는 황당하다는 듯 웃으며 "방금 새가 내 이어폰을 가져갔다"고 말했다.
니콜라스는 스튜디오 진행자에게 "보도 중 무언가가 내 가까이에 있는 것이 느껴졌고, 그것이 앵무새라는 걸 깨달았다"며 "앵무새는 난간 근처에 앉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앵무새가 내 귀에 있던 이어폰을 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앵무새가 어깨 위에 앉는 일이 매일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카메라맨에게 앵무새가 있다는 걸 알리려고 했다"며 "카메라맨이 앵무새를 봤는지 확인하려는 그 순간, 앵무새가 내 이어폰을 가져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생방송 중이라 보도를 이어가야 했다"며 "우리는 주거 침입 강도 사건이라는 민감한 뉴스를 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앵무새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콜라스는 다행히 앵무새가 가져간 이어폰을 보도가 끝난 뒤 인근 풀밭에서 되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누리꾼들은 "강도 사건 보도하다 앵무새에게 강도당했다", "새는 이제 감옥에 갈 것", "역시 예상치 못할 때 범죄가 일어난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