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공개된 청록파 시인 박목월(1915~1978)의 미발표 육필 시가 디지털 북으로 출간된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원회(위원장 우정권 단국대 교수)는 박목월 시인의 노트 80권에 담긴 비말표 육필 시 166편을 원본 이미지와 낭송 음성 등이 결합한 디지털북으로 제작했다고 밝혔다.
박목월 시인 장남 박동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박목월 시인의
미발표 육필 시 노트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디지털 북에는 친필 노트에 담긴 '슈샨보오이', '방문'(訪問) 등 목월의 육필 시 166편을 변형되지 않은 원본 그대로를 디지털 이미지로 재현했으며, 시인이 어구를 선택하고 삭제하거나 첨가하고 보완한 창작 과정도 모두 담겨있어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시인이 무엇이 고민했는지도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한 AI 음성 생성기술을 이용해 재현된 목월의 음성으로 시 낭송을 들을 수도 있다. 낭송 음성은 박목월 시인이 생전에 녹음으로 남긴 자신의 시 9편의 낭송 음성을 AI에 학습시켜서 제작됐다.
박목월 시인의 미발표 육필 시 (사진=연합뉴스)
이번 디지털 북은 '피카펜'(https://pickapen.io)이라는 디지털북 플랫폼에서 유료로 볼 수 있다.
목월의 유작을 디지털북으로 발간한 이유에 대해 우정권 교수는 "기존 전자책은 불법복제가 가능해 저작권이 보호되지 않는 문제점이 있어 문학작품의 불법 다운로드를 방지하기 위해 '분산원장기술'로 육필 시 작품을 고유하게 식별·추적·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목월의 육필 시 노트는 박물관에 있어야 할 정도로 희귀하고 오래됐는데 이를 원형 그대로 복원해 핸드폰에서도 간편하게 보고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라면서 "시가 지금보다 더 많이 보급되고 확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목월유작품발간위는 목월의 미발표 시 공개를 계기로 그의 문학세계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기획 중이다.
우선 오는 14일부터 경북 경주의 동리목월문학관에서 '박목월 미공개 육필 시 특별전시회'가 열리는 등 특별전이 여러 개 준비되고 있다.
6월 14일에는 한국현대문학회 등 5개 한국문학 학술단체의 공동주최로 '박목월 미공개 육필 시 디지털북 발간 기념 학술대회'도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