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런치(NewsBrunch)=이동원 ]
바이든, 메모리도 美서 만들도록 압박...
미국이 2030년까지 ‘고용량 메모리’ ‘최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제조 관련 4개 핵심 사업에서 ‘글로벌 패권’을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 경쟁력이 약해지면서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등 첨단산업 경쟁력까지 하락하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지난 30년간 ‘미국 설계, 한국·대만 제조’로 굳어진 반도체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 30년간 반도체 제조 대신 설계와 연구개발에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한국과 대만에 각각 메모리반도체, 파운드리 산업의 주도권을 넘겨줬다. 이 때문에 AI 등 미래 기술 발전의 열쇠 역할을 하는 첨단 반도체 경쟁력에서 동아시아 국가에 밀리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다.
D램 등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지금까지 미국 정부의 관심권 밖에 있었다.
하지만 앞으론 달라질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반도체지원법 가이드라인을 통해 핵심 목표로 ‘고용량 메모리반도체의 리더십 확보’를 꼽았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분석된다.
1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공개한 반도체지원법 가이드라인 ‘성공을 위한 비전’ 항목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의 반도체공장은 고용량 최첨단 D램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미국에서 슈퍼컴퓨터를 위한 차세대메모리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며 “미국에서 생산된 메모리반도체는 고급 컴퓨팅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자국 기업인 마이크론에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해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마이크론은 최근 뉴욕주 북부 클레이에 1000억달러(약 132조원)를 투자해 대규모 메모리반도체 생산시설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 지원을 염두에 둔 ‘통 큰 베팅’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내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자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육성이 본격화하면 한국 기업이 어려운 싸움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반도체 생산지 전략을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