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커피 마니아다.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나 외식 물가가 치솟는 바람에 스타벅스 커피를 끊고 저가형 커피전문점으로 발길을 옮겼다. 고물가가 마니아의 입맛까지 바꾼 것이다.
A씨는 “식당에 가면 1만 원 이하의 메뉴는 거의 없다. 커피까지 먹으면 점심에 쓰는 돈만 2만 원이라 저가 커피를 찾을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2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 9월 서비스 물가 중 외식 물가가 9.0% 올라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13.5%), 갈비탕(12.9%), 김밥(12.9%), 짜장면(12.2%), 해장국(12.1%) 등 주요 외식품목이 모두 10% 이상 올랐다.
커피전문점도 줄줄이 커피 가격을 인상한 상태다. 올들어 스타벅스에 이어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커피빈, 엔제리너스 등 주요 커피프랜차이즈가 모두 커피값을 인상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 5000원에 육박한다.
최근 빽다방·컴포즈커피·메가커피 등 저가형 커피전문점도 가격을 올렸다. 다만 아메리카노 한 잔에 2000~3000원 정도로 스타벅스에 비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저가 커피전문점 창업도 늘었다. 메가커피는 가맹 2천호점을 돌파했고, 컴포즈 커피도 올해만 300여 점포가 늘었다.
편의점도 직장인의 기호를 잡기 위해 나섰다. GS25에 따르면 즉석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의 최근 3개월(7~9월)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2% 올랐다.
커피 수요가 늘면서 2018년경부터 편의점에서 커피는 가장 잘 팔리는 품목 중 하나였는데 최근 들어 그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특히 직장인들의 커피 수요가 높은 오피스 상권 매출이 50% 가까이 많아졌다. 편의점 CU에서도 같은 기간 'GET커피'의 매출이 31.2% 올랐다.
편의점 커피는 가성비가 강점이다. GS25(1200원), CU(1300원), 세븐일레븐(1200원) 등 대부분의 편의점 커피들이 1000원대 가격을 유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