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9개월 만에 연 7%를 넘어섰다. 국내 은행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지만 가계대출은 이달에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나 증가세가 줄지 않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가 연 4.270∼7.099%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0.130%포인트 높아졌다. 지난해 말 금리 상단이 7.603%인 점을 감안하면 약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금융권은 최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매파적(긴축 선호)' 기조가 뚜렷해지자 국내 시장금리가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금리 상승세에도 국내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상 고금리 기조가 굳어지면 대출 증가세는 꺾이게 마련인데 국내에서는 이와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21일 현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120억원) 대비 1조6419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일 뿐 아니라 20여 일 만에 이미 지난달 증가 폭(1조5912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주담대가 같은 기간 516조8756억원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1조8759억원 급증, 가계대출 증가세를 주도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에 대해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금리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대출 신청은 신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