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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6-11 08:00
[14주간] 제5일 : 마카베오기下 5,1 – 10,38 (시편 139,1-14)
글쓴이 : NewsBrunch
조회수 조회 : 116

【마카베오기】

14주간

제5일 : 마카베오기下 5,1 – 10,38 (시편 139,1-14)

기병대의 발현
5장
1 그 무렵에 안티오코스가 제이차 이집트 원정을 시도하였다.

2 그런데 금실로 짠 옷을 입고 창으로 무장한 기병들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 거의 사십 일 동안 온 도성 상공에서 이리저리 치닫는 일이 일어났다.

3 칼을 빼 든 그 기병대들은 전열을 갖추고 서로 공격과 반격을 되풀이하였는데, 방패들이 휘둘리고 창날들이 숲을 이루며 화살들이 흩날리고, 금장식 마구들이 번쩍이고 온갖 종류의 갑옷이 번뜩였다.

4 이 발현을 본 이들은 그것이 모두 좋은 징조이기를 바랐다.

야손의 최후
5 그때에 안티오코스가 죽었다는 헛소문이 떠돌았다. 그러자 야손은 천 명이 넘는 군대를 이끌고 갑자기 이 도성에 공격을 퍼부었다. 성벽을 지키던 군사들이 쫓겨 가고 마침내 도성이 함락될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메넬라오스는 성채로 달아났다.

6 야손은 자기 동족을 무자비하게 학살하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동포들을 희생시켜 얻는 성공이 가장 큰 불행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자기의 승리가 적군을 누르고 얻은 것이지 동족을 누르고 얻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그는 대사제직을 차지하지 못하고, 마침내 모반 때문에 수치를 당한 채 다시 암몬 땅으로 달아나고 말았다.

8 그러고 나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그는 아라비아인들의 통치자 아레타스에게 감금되었다가, 모든 이에게 쫓겨 이 성읍 저 성읍으로 도망 다녔으며, 법을 배신한 자로 미움을 받고 조국과 동족을 박해한 자로 혐오를 받다가 이집트로 쫓겨났다.

9 수많은 사람을 조국에서 추방하였던 그는 라케대모니아인들에게 건너가서 조상이 같다는 사실에 호소하며 피난처를 구해 보려고 하였으나 이국땅에서 죽고 말았다.

10 많은 사람을 묻어 주지 않고 내던져 버렸던 그가 죽자, 아무도 곡해 주지 않았고 어떠한 장례식도 치러 주지 않았다. 이렇게 그는 조상의 무덤에 함께 묻히지 못하였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가 성전을 모독하다
11 이 일에 관한 보고가 임금에게 들어가자 그는 유다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는 야수처럼 격분한 마음으로 이집트에서 돌아와 이 도성을 무력으로 점령해 버렸다.

12 그러고 나서 걸리는 사람마다 사정없이 칼로 쳐 죽이고 집으로 들어간 이들도 학살하라고 군사들에게 명령하였다.

13 그리하여 젊은이와 늙은이를 살해하고, 여자와 아이를 도륙하고, 처녀와 젖먹이를 살육하는 일이 자행되었다.

14 단 사흘 만에 팔만 명이 살해되고 사만 명이 백병전으로 죽었다. 노예로 팔려 간 사람도 살육당한 사람만큼 많았다.

15 임금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법과 조국의 배반자가 된 메넬라오스의 인도를 받아 무엄하게도 온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성전으로 들어갔다.

16 그는 거룩한 기물들에 부정한 손을 대고, 다른 임금들이 그곳의 발전과 영광과 영예를 위하여 바친 예물들을 더러운 손으로 휩쓸어 갔다.

17 안티오코스는 이 도성에 사는 이들의 죄악 때문에 주님께서 잠시 이곳을 소홀히 하시게 된 것을 모르고 교만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

18 그들이 그토록 많은 죄악에 빠지지 않았더라면, 셀레우코스 임금이 보내어 금고를 점검하러 왔던 헬리오도로스처럼, 안티오코스도 안으로 들어섰다가 바로 채찍질을 당하여 그런 방자한 짓을 못 하게 내몰렸을 것이다.

19 그러나 주님께서는 이곳을 위하여 백성을 선택하신 것이 아니라, 백성을 위하여 이곳을 선택하신 것이다.

20 그래서 이곳은 백성의 불행을 함께 겪고 나중에 혜택도 함께 누렸다. 전능하신 분의 진노로 버림받은 이곳은 위대하신 주님과 화해하게 되었을 때, 다시 그 모든 영광을 되찾았다.
안티오코스가 보낸 자들이 유다인들을 억압하고 학살하다

21 이렇게 하여 안티오코스는 성전에서 천팔백 탈렌트를 실어 내어 안티오키아로 급히 돌아갔다. 그는 오만하게도 뭍에다 배를 띄우고 바다를 걸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만큼 의기양양하였던 것이다.

22 그는 백성을 억압할 감독관들을 남겨 두었다. 예루살렘에는 임명자인 자기보다 더 야만스러운 성격을 지닌 프리기아 출신 필리포스를 임명하고,

23 그리짐에는 안드로니코스를 임명하였다. 이들 말고도 메넬라오스를 임명하였는데, 그는 어느 누구보다 더 포악하게 동족을 지배하였다. 유다인들에게 적대감을 품고 있는

24 안티오코스는 미시아의 수령 아폴로니우스를 군사 이만 이천 명과 함께 보내며, 장정들을 모조리 학살하고 여자들과 아이들은 노예로 팔라고 명령하였다.

25 아폴로니우스는 예루살렘에 도착하자, 평화로운 사람인 체하며 거룩한 안식일까지 기다렸다가, 그날에 유다인들이 일하지 않는 것을 보고 부하들에게 무장 행렬을 하라고 지시하였다.

26 그러고 나서 그는 이 광경을 보러 나온 이들을 모두 학살하고, 무장한 병사들과 함께 이 도성으로 달려 들어와 또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

27 그때에 마카베오라고 하는 유다가 아홉 명가량의 사람들과 함께 광야로 물러갔다. 유다는 그곳에서 동지들과 함께 들짐승처럼 살며, 몸을 부정하게 하지 않으려고 줄곧 들에 나는 것만 먹고 살았다.

이교 예식을 강요하다
6장
1 그 뒤에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임금은 아테네의 원로 한 사람을 보내어, 유다인들이 조상들의 법을 버리고 하느님의 법대로 살지 못하도록 강요하였다.

2 또한 예루살렘에 있는 성전을 부정하게 만들고 그것을 올림포스의 제우스 신전이라고 부르게 하였으며, 그리짐에 있는 성전은 그곳에 사는 이들이 하는 대로 나그네의 수호신 제우스의 신전이라고 부르게 하였다.

3 이렇게 악은 혹독하고 극도로 가혹하게 맹위를 떨쳤다.

4 성전은 이민족들의 방탕과 향락으로 가득 찼다. 그들은 성전 경내에서 창녀들과 놀아나고 여자들과 잠자리를 같이하였다. 그리고 부당한 것들을 끌어들였다.

5 제단은 법으로 금지된 부정한 것들로 가득 찼다.

6 사람들은 안식일을 지낼 수도 없고 조상 때부터 전해오는 축일도 지킬 수 없었으며, 스스로 유다인이라고 할 수조차 없었다.

7 게다가 달마다 임금의 생일이 되면 끌려가서 지독한 강요를 받아 이교 제사에 참석할 수밖에 없었다. 또 디오니소스 축일이 되면, 담쟁이덩굴로 엮은 관을 쓰고 디오니소스를 찬양하는 행렬을 하도록 강요받았다.

8 프톨레마이스 시민들의 제안으로 이웃 그리스 성읍들에도 칙령이 반포되었다. 그 칙령은 유다인들을 탄압하는 똑같은 정책을 써서 이교 제사에 참석하게 하고,

9 관습을 그리스식으로 바꾸기를 거부하는 이들을 죽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환난이 닥친 것을 누구나 알게 되었다.

10 어떤 여자 둘은 아들에게 할례를 베풀었다고 해서 끌려 나왔다. 그 여자들은 아기를 가슴에 매단 채 성읍 이곳저곳으로 끌려 다니다가, 성벽 위에서 아래로 내던져졌다.

11 다른 이들은 근처 동굴에 모여서 몰래 일곱째 날을 지내다가 필리포스에게 고발되어 한꺼번에 화형을 당하였다. 그들은 성스러운 날을 존중하여, 자신들을 방어하는 일조차 삼갔던 것이다.

저자의 권고
12 나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이 이러한 고난에 좌절하지 말고, 이 징벌을 우리 민족을 멸망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교육시키려는 것으로 여기도록 권고한다.

13 사악한 자들을 오래 버려두시지 않고 바로 벌하시는 것은 그분께서 지극히 인자하시다는 표지다.

14 주님께서는 이와 달리 다른 민족들에게는 그들의 죄가 가득 찰 때까지 벌을 내리시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리신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달리 다루시기로 결정하셨다.

15 나중에 우리의 죄가 절정에 달하여 그분께서 우리에게 보복하시는 일이 없게 하시려는 것이다.

16 그러므로 그분께서는 절대로 우리에게서 자비를 거두지 않으신다. 고난으로 당신의 백성을 교육하시는 것이지 저버리시는 것이 아니다.

17 이것으로 이러한 사실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제 본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

엘아자르의 순교
18 매우 뛰어난 율법 학자들 가운데 엘아자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미 나이도 많고 풍채도 훌륭하였다. 그러한 그에게 사람들이 강제로 입을 벌리고 돼지고기를 먹이려 하였다.

19 그러나 그는 더럽혀진 삶보다는 명예로운 죽음을 택하는 것이 낫다고 여겨, 자진해서 형틀로 나아가며

20 돼지고기를 뱉어 버렸다. 이것이 바로 목숨이 아까워도 법에 어긋나는 음식은 맛보는 일조차 거부하는 용기를 지닌 모든 이가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21 법에 어긋나는 이교 제사의 책임자들이 전부터 엘아자르와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따로 데리고 가, 그가 먹어도 괜찮은 고기를 직접 준비하여 가지고 와서 임금의 명령대로 이교 제사 음식을 먹는 체하라고 권하였다.

22 그렇게 하여 엘아자르가 죽음을 면하고, 그들과 맺어 온 오랜 우정을 생각하여 관대한 처분을 받게 하려는 것이었다.

23 그러나 그는 자기의 생애, 많은 나이에서 오는 위엄, 영예롭게 얻은 백발, 어릴 때부터 보여 온 훌륭한 처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거룩한 법에 합당하게 고결한 결정을 내린 다음, 자기를 바로 저승으로 보내 달라고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24 “우리 나이에는 그런 가장된 행동이 합당하지 않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아흔 살이나 된 엘아자르가 이민족들의 종교로 넘어갔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25 또한 조금이라도 더 살아 보려고 내가 취한 가장된 행동을 보고 그들은 나 때문에 잘못된 길로 빠지고, 이 늙은이에게는 오욕과 치욕만 남을 것입니다.

26 그리고 내가 지금은 인간의 벌을 피할 수 있다 하더라도, 살아서나 죽어서나 전능하신 분의 손길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이제 나는 이 삶을 하직하여 늙은 나이에 맞갖은 나 자신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28 또 나는 숭고하고 거룩한 법을 위하여 어떻게 기꺼이 그리고 고결하게 훌륭한 죽음을 맞이하는지 그 모범을 젊은이들에게 남기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그는 바로 형틀로 갔다.

29 조금 전까지도 그에게 호의를 베풀던 자들은 그가 한 말을 미친 소리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마음을 바꾸고 악의를 품었다.

30 그는 매를 맞아 죽어 가면서도 신음 중에 큰 소리로 말하였다.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주님께서는, 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지만, 몸으로는 채찍질을 당하여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당신에 대한 경외심 때문에 이 고난을 달게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아십니다.”

31 이렇게 그는 젊은이들뿐 아니라 온 민족에게 자기의 죽음을 고결함의 모범과 덕의 귀감으로 남기고 죽었다.

한 어머니와 일곱 아들의 순교
7장
1 그때에 어떤 일곱 형제가 어머니와 함께 체포되어 채찍과 가죽 끈으로 고초를 당하며, 법으로 금지된 돼지고기를 먹으라는 강요를 임금에게서 받은 일이 있었다.

2 그들 가운데 하나가 대변자가 되어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를 심문하여 무엇을 알아내려 하시오? 우리는 조상들의 법을 어기느니 차라리 죽을 각오가 되어 있소.”

3 그러자 임금은 화가 나서 냄비와 솥을 불에 달구라고 명령하였다.

4 그것들이 바로 달구어졌을 때, 남은 형제들과 어머니가 함께 지켜보는 가운데 그 대변자의 혀를 잘라 내고 머리 가죽을 벗기고 손발을 자르라고 지시하였다.

5 그리고 완전히 불구가 되었지만 아직 숨이 붙어 있는 그를 불 곁으로 옮겨 냄비에 집어넣으라고 명령하였다. 냄비에서 연기가 멀리 퍼져 나갈 때, 나머지 형제들은 고결하게 죽자고 어머니와 함께 서로 격려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6 “모세께서 백성에게 경고하시는 노래에서 ‘주님께서는 당신의 종들을 가엾이 여기시리라.’ 하고 분명히 밝히신 것처럼, 주 하느님께서 우리를 지켜보시고 우리에게 참으로 자비를 베푸실 것이다.”

7 첫째가 이런 식으로 죽자 그들은 둘째를 조롱하려고 끌어내었다. 그들은 머리 가죽을 머리카락째 벗겨 내고 물었다. “네 몸의 사지가 잘려 나가는 형벌을 받기 전에 이것을 먹겠느냐?”

8 그는 조상들의 언어로 “먹지 않겠소.”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도 첫째처럼 고문을 당한 끝에,

9 마지막 숨을 거두며 말하였다. “이 사악한 인간, 당신은 우리를 이승에서 몰아내지만, 온 세상의 임금님께서는 당신의 법을 위하여 죽은 우리를 일으키시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실 것이오.”

10 그 다음에는 셋째가 조롱을 당하였다. 그는 혀를 내밀라는 말을 듣자 바로 혀를 내밀고 손까지 용감하게 내뻗으며,

11 고결하게 말하였다. “이 지체들을 하늘에서 받았지만, 그분의 법을 위해서라면 나는 이것들까지도 하찮게 여기오. 그러나 그분에게서 다시 받으리라고 희망하오.”

12 그러자 임금은 물론 그와 함께 있던 자들까지 고통을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그 젊은이의 기개에 놀랐다.

13 셋째가 죽은 다음에 그들은 넷째도 같은 식으로 괴롭히며 고문하였다.

14 그는 죽는 순간이 되자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서 다시 일으켜 주시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사람들의 손에 죽는 것이 더 낫소. 그러나 당신은 부활하여 생명을 누릴 가망이 없소.”

15 그 다음에는 다섯째가 끌려 나와 고초를 당하였다.

16 그는 임금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당신도 죽을 몸인데 사람들에게 권력을 휘두르며 당신 마음대로 하고 있소. 그러나 우리 민족이 하느님께 버림받았다고 생각하지는 마시오.

17 두고 보시오. 그분의 위대한 능력이 어떻게 당신과 당신 후손을 괴롭히는지 당신이 보게 될 것이오.”

18 그 다음에 그들은 여섯째를 끌어내었다. 그는 죽을 때가 되자 이렇게 말하였다. "헛된 생각을 하지 마시오. 우리는 지금 우리 하느님께 죄를 지은 탓으로 고난을 당하고 있소. 그래서 이렇게 엄청난 일들이 벌어진 것이오.

19 그러나 감히 하느님과 싸우려 한 당신이 벌을 받지 않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마시오.”

20 특별히 그 어머니는 오래 기억될 놀라운 사람이었다. 그는 일곱 아들이 단 하루에 죽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서도, 주님께 희망을 두고 있었기 때문에 용감하게 견디어 냈다.

21 그는 조상들의 언어로 아들 하나하나를 격려하였다. 고결한 정신으로 가득 찬 그는 여자다운 생각을 남자다운 용기로 북돋우며 그들에게 말하였다.

22 “너희가 어떻게 내 배 속에 생기게 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준 것은 내가 아니며, 너희 몸의 각 부분을 제자리에 붙여 준 것도 내가 아니다.

23 그러므로 사람이 생겨날 때 그를 빚어내시고 만물이 생겨날 때 그것을 마련해 내신 온 세상의 창조주께서, 자비로이 너희에게 목숨과 생명을 다시 주실 것이다. 너희가 지금 그분의 법을 위하여 너희 자신을 하찮게 여겼기 때문이다."

24 안티오코스는 자기가 무시당하였다고 생각하며, 그 여자의 말투가 자기를 비난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스러워하였다. 막내아들은 아직 살아 있었다. 임금은 그에게 조상들의 관습에서 돌아서기만 하면 부자로 만들어 주고 행복하게 해 주며 벗으로 삼고 관직까지 주겠다고 하면서, 말로 타이를 뿐만 아니라 약속하며 맹세까지 하였다.

25 그러나 그 젊은이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래서 임금은 그 어머니를 가까이 불러 소년에게 충고하여 목숨을 구하게 하라고 강권하였다.

26 임금이 줄기차게 강권하자 어머니는 아들을 설득해 보겠다고 하였다.

27 그러나 어머니는 아들에게 몸을 기울이고 그 잔인한 폭군을 비웃으며 조상들의 언어로 이렇게 말하였다. “아들아, 나를 불쌍히 여겨 다오. 나는 아홉 달 동안 너를 배 속에 품고 다녔고 너에게 세 해 동안 젖을 먹였으며, 네가 이 나이에 이르도록 기르고 키우고 보살펴 왔다.

28 얘야, 너에게 당부한다. 하늘과 땅을 바라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살펴보아라.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미 있는 것에서 그것들을 만들지 않으셨음을 깨달아라. 사람들이 생겨난 것도 마찬가지다.

29 이 박해자를 두려워하지 말고 형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죽음을 받아들여라. 그래야 내가 그분의 자비로 네 형들과 함께 너를 다시 맞이하게 될 것이다.”

30 어머니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젊은이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무엇을 기다리는 것이오? 나는 임금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겠소. 모세를 통하여 우리 조상들에게 주어진 법에만 순종할 뿐이오.

31 히브리인들을 거슬러 온갖 불행을 꾸며 낸 당신은 결코 하느님의 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오.

32 우리는 우리의 죄 때문에 고난을 당하고 있소.

33 살아 계신 주님께서는 꾸짖고 가르치시려고 우리에게 잠시 화를 내시지만, 당신의 종들과 다시 화해하실 것이오.

34 그러나 당신은 악랄하고 모든 사람 가운데 가장 더러운 자요. 그러니 하늘의 자녀들을 치려고 손을 들고 헛된 희망에 부풀어 공연히 우쭐대지 마시오.

35 당신은 모든 것을 지켜보시는 전능하신 하느님의 심판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오.

36 우리 형제들은 잠시 고통을 겪고 나서 하느님의 계약 덕분에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소. 그러나 당신은 주님의 심판을 받아 그 교만에 마땅한 벌을 짊어질 것이오.

37 나는 형들과 마찬가지로 조상들의 법을 위하여 몸도 목숨도 내놓았소. 그러면서 하느님께서 우리 민족에게는 어서 자비를 베푸시고 당신에게는 시련과 재앙을 내리시어 그분만이 하느님이심을 고백하게 해 주시기를 간청하오.

38 또한 우리 온 민족에게 정당하게 내렸던 전능하신 분의 분노가 나와 내 형제들을 통하여 끝나기를 간청하고 있소.”

39 화가 치밀어 오른 임금은 다른 어느 형제보다 그를 더 지독하게 다루었다. 모욕에 찬 그의 말에 격분하였던 것이다.

40 그리하여 그는 주님을 온전히 신뢰하며 더럽혀지지 않은 채 죽어 갔다.

41 마지막으로 그 어머니도 아들들의 뒤를 이어 죽었다.

42 이교 제사를 거부한 이야기와 극심한 고문에 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기로 하자.

유다 마카베오가 항전하다
8장
1 마카베오라고 하는 유다와 그의 동지들은 여러 마을에 몰래 들어가, 친족들을 불러내고 유다교에 충실하게 살아온 이들을 소집하여 육천 명가량 모았다.

2 그들은 모든 사람에게 억압당하는 이 백성을 굽어보시고, 사악한 사람들에게 더럽혀진 성전을 가엾이 여겨 주십사고 주님께 간청하였다.

3 또한 파괴되어 거의 무너져 가는 이 도성에 자비를 베푸시고, 죽은 이들의 피가 당신께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어 주시며,

4 무죄한 아기들이 당한 무도한 학살과 당신의 이름이 받은 모독을 기억하시고, 악에 대한 당신의 혐오감을 드러내시기를 간청하였다.

5 마카베오가 군대를 조직하자마자 이민족들이 그를 당해 내지 못하게 되었으니, 백성에 대한 주님의 분노가 자비로 바뀐 것이다.

6 그는 성읍과 마을들을 급습하여 불을 지르고 요충지들을 차지하였으며 적지 않은 적군을 패주시켰다.

7 그러한 공격에는 가장 유리한 밤을 이용하였다. 그리하여 그의 용맹에 관한 소문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니카노르와 고르기아스를 물리치다
8 마카베오가 조금씩 기반을 확보하고 더욱 자주 성공을 거두며 세력을 넓혀 가는 것을 보고, 필리포스는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총독인 프톨레마이오스에게 편지를 써서 임금의 일을 도우러 와 달라고 하였다.

9 프톨레마이오스는 유다인들을 몰살시키려고 그 즉시 파트로클로스의 아들이며 임금의 첫째가는 벗들 가운데 하나인 니카노르를 뽑아, 모든 민족들에게서 소집된 병사 이만여 명의 지휘관으로 세워 파견하였다. 프톨레마이오스는 또 그에게 장수로서 군대 경험이 많은 고르기아스를 붙여 주었다.

10 니카노르는 유다인 포로들을 팔아서, 임금이 로마인들에게 바쳐야 할 조공 이천 탈렌트를 장만하려고 작정하였다.

11 그래서 그는 곧바로 해안 성읍들에 사람을 파견하여 유다인 노예들을 사라고 하면서, 노예 아흔 명을 한 탈렌트에 넘겨주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러나 그는 전능하신 분께서 자기에게 내리시려는 징벌을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12 니카노르가 쳐들어온다는 보고가 유다에게 들어오자, 유다는 병사들에게 적군의 침입을 알려 주었다.

13 비겁한 자들과 하느님의 정의를 믿지 않는 자들은 도망쳐 다른 곳으로 가 버렸다.

14 그러나 다른 이들은 자기들에게 남아 있는 것들을 모두 팔았다. 그러면서 사악한 니카노르가 싸우기도 전에 노예로 팔아넘긴 이들을 구해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였다.

15 그들은 자기들을 보아서가 아니더라도, 당신께서 자기 조상들과 맺으신 계약들을 보아서, 그리고 자기들이 당신의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이름으로 불린다는 사실을 생각하시어 그렇게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16 마카베오는 수가 육천 명 되는 군사들을 모아 놓고 적들을 무서워하지 말라고, 또 불의하게 그들을 공격해 오는 이민족들의 대군을 두려워하지 말고 용감히 싸우라고 격려하였다.

17 또 이민족들이 무도하게 성소를 유린한 행위, 수치를 당한 이 도성의 아픔, 그리고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생활양식의 파괴를 눈앞에 생생히 떠올리면서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18 그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저들은 무기와 무용을 믿지만 우리는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다. 그분께서는 우리에게 쳐들어오는 자들은 물론 온 세상까지도 눈짓 한 번으로 쳐부수실 수 있는 분이시다.”

19 이어서 그는 선조들이 도움을 받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곧 산헤립 시대에 적군 십팔만 오천 명이 패망할 때의 이야기,

20 유다인들이 전체 병력 팔천 명으로 마케도니아인 사천 명과 함께 바빌론에서 갈라티아인들과 싸울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마케도니아인들이 곤경에 빠지자, 유다 군대 팔천 명이 하늘에서 내려오는 도움을 받아 갈라티아 군대 십이만 명을 전멸시키고 많은 전리품을 거두었던 것이다.

21 유다는 이러한 말로 그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법과 조국을 위하여 죽을 각오를 하게 하였다. 그러고 나서 군대를 네 부대로 나누었다.

22 또 자기 형제 시몬과 요셉과 요나탄을 각 부대의 지휘관으로 임명하고, 저마다 천오백 명씩 거느리게 하였다.

23 이어서 엘아자르에게 큰 소리로 성경을 봉독하게 한 다음, ‘하느님의 도우심’이라는 표어를 정하고, 그 자신이 제일 부대의 지휘관이 되어 니카노르와 교전하였다.

24 전능하신 분께서 그들의 동맹군이 되어 주셨으므로, 그들은 적군 구천 명 이상을 쳐 죽이고 니카노르 군대의 대부분에게 부상을 입혀, 불구자가 된 그자들이 모두 달아나게 만들었다.

25 유다의 군대는 자기들을 사려고 왔던 자들의 돈도 차지하였다. 그들은 적군을 꽤 멀리까지 추격하다가 시간이 늦어져 그만두었다.

26 안식일 전날이었으므로 적군을 계속 쫓아갈 수 없었던 것이다.

27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거두고 노획품을 차지한 다음, 자기들에게 자비를 베풀기 시작하시어 그날에 구원을 내리신 주님께 열렬한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안식일을 지켰다.

28 안식일이 지난 뒤에 그들은 고문을 당한 이들과 과부들과 고아들에게 노획품의 일부를 나누어 주고, 나머지는 자기들과 자기 자녀들의 몫으로 나누어 가졌다.

29 이렇게 하고 나서 그들은 다 함께 자비하신 주님께 탄원하며, 주님께서 당신의 종들과 완전히 화해하여 주시기를 간청하였다.

티모테오스와 바키데스를 쳐 이기다
30 유다인들은 티모테오스와 바키데스의 군대와 전투를 벌여, 이만 명 이상을 죽이고 매우 높은 곳에 자리 잡은 요새들을 점령하였다. 그리고 많은 노획물을 똑같이 갈라, 반은 자기들이 가지고 나머지는 고문을 당한 이들과 고아들과 과부들뿐 아니라 노인들에게도 나누어 주었다.

31 그들은 적군의 무기를 거두어 적당한 곳에 모두 조심스럽게 쌓아 두고, 나머지 전리품은 예루살렘으로 가져갔다.

32 그들은 또 티모테오스 군대의 수장을 죽였는데, 그는 극악무도한 사람으로서 유다인들을 많이 괴롭혔다.

33 그리고 고향 땅에서 승전 축제를 지낼 때, 거룩한 대문들을 불태운 칼리스테네스 일당을 화형에 처하였다. 칼리스테네스는 오두막으로 달아났다가 그 불경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른 것이다.

니카노르가 굴복하다
34 유다인들을 사려고 천 명이나 되는 상인까지 데려온 악독한 니카노르는,

35 그가 가장 미천하다고 여겼지만 주님의 도움을 받은 이들에게 굴욕을 당하였다. 그는 호화로운 옷을 벗고, 달아나는 노예처럼 혼자서 내륙 지방을 가로질러 안티오키아에 다다랐다. 그가 기껏 이루어 낸 일이라고는 자기 군대를 파멸시킨 것밖에 없었다.

36 그리하여 예루살렘에서 포로들을 잡아 로마인들에게 바칠 조공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였던 그가, 유다인들은 수호자를 모시고 그분께서 명령하신 법을 따르기 때문에 결코 침해할 수 없는 민족이라고 선언하게 되었다.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가 비참한 최후를 맞다
9장
1 그 무렵 안티오코스는 불명예스럽게 페르시아 지방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2 그는 페르세폴리스라는 곳으로 들어가 신전을 약탈하고 그 성읍을 장악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일어나 무기를 들고 대항하자, 안티오코스는 주민들에게 쫓겨 수치스러운 퇴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3 그가 엑바타나에 있을 때, 니카노르와 티모테오스의 군대에 일어난 일이 보고되었다.

4 화가 치밀어 오른 그는 자기를 패주시킨 자들에게 받은 피해에 대한 화풀이를 유다인들에게 하리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쉬지 말고 병거를 몰라고 병거병에게 지시하였다. 그러나 하늘의 심판이 그와 함께 가고 있었다. 그는 거만을 떨며, “내가 예루살렘에 다다르기만 하면 그곳을 유다인들의 공동묘지로 만들겠다.” 하고 말하였다.

5 그러나 모든 것을 보시는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보이지 않는 치명타를 그에게 가하셨다. 그 말을 끝내자마자 그는 내장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속으로 지독한 고통을 겪게 되었다.

6 괴이한 형벌을 수없이 가하여 다른 이들의 내장에 고통을 준 그에게 그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7 그러나 그는 오만함을 조금도 버리지 않고, 오히려 더욱 거만해져서 유다인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더 빨리 가라고 지시하였다. 그러다가 내달리는 병거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너무 세게 떨어져 몸의 뼈마디가 모두 어긋났다.

8 조금 전까지 초인적 교만으로 바다 물결에 명령할 수 있다고 여기고 산들의 높이를 잴 수 있다고 생각하던 그가, 이제는 땅바닥에 떨어져 들것에 실려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능력이 모든 이에게 밝히 드러나게 되었다.

9 이 사악한 자의 눈에서는 구더기들이 기어 나오고,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살아 있기는 하지만 살은 썩어 문드러져 갔다. 그 썩는 냄새가 온 군대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10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하늘의 별까지 딸 수 있다고 여기던 그였지만, 이제는 냄새 때문에 아무도 그를 옮길 수조차 없게 된 것이다.

11 마침내 기가 꺾인 그는 거만함을 거의 다 버리고, 하느님의 채찍질로 점점 심해지는 고통 속에서 깨달음을 얻기 시작하였다.

12 자기도 제 몸에서 나는 냄새를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되자 이렇게 말하였다. “하느님께 복종하는 것이 옳은 일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자기를 하느님과 동격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13 그리고 그 더러운 자는 자기에게 자비를 베푸실 리 없는 주님께 맹세하며,

14 자기가 빨리 가서 무너뜨려 공동묘지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한 거룩한 도성에 자유를 선포하고,

15 묻어 줄 가치조차 없다고 여겨 아이들과 함께 들짐승과 새들의 먹이로 던져 버리겠다고 하던 유다인들을 모두 아테네인들과 똑같이 대우하고,

16 전에 자기가 노략질하였던 거룩한 성전은 가장 좋은 예물로 꾸미고 모든 거룩한 기물을 몇 곱절로 되돌려 주며 희생 제물을 마련하는 비용을 자기 수입에서 지불하고,

17 그뿐만 아니라 자신도 유다인이 되어,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나 가서 하느님의 권능을 선포하겠다고 하였다.

18 그러나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이 그에게 내려 고통이 조금도 그치지 않자, 그는 희망을 포기하고 유다인들에게 아래와 같은 탄원 형식의 편지를 썼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19 “임금이며 장수인 안티오코스가 훌륭한 유다 시민들에게 따뜻한 인사를 보내며 건강과 번영을 빕니다.

20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잘 지내고 여러분의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고 있으면, 하늘에 희망을 두는 나로서는 하느님께 크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21 나는 지금 병상에 누워 여러분이 나에게 보여 준 호의를 애정 어린 마음으로 회상하고 있습니다. 나는 페르시아 지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몹쓸 병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이를 위한 공공의 안전을 생각해야 할 필요를 느꼈습니다.

22 나는 이 병에서 회복되리라는 큰 희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나의 처지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23 나는 부왕께서 저 위쪽 지방으로 원정을 가실 때에 후계자를 지명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24 그것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일어나거나 불길한 소식이 전해졌을 때, 나라의 백성들이 누구에게 국사가 맡겨졌는지를 알고서 동요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25 그뿐만 아니라 나는 인접한 나라의 통치자들과 내 왕국의 이웃들이 기회를 엿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저 위쪽 지역으로 서둘러 떠날 때에 내 아들 안티오코스를 왕위 계승자로 임명하였습니다. 나는 그를 여러분 대다수에게 자주 맡기고 부탁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쓴 내용을 내 아들에게도 써 보냈습니다.

26 이제 나는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간청합니다. 여러분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받은 혜택을 기억하시고, 여러분 모두 지금의 호의를 나와 내 아들에게 계속해서 보여 주십시오.

27 그가 내 정책을 이어받아 여러분을 친절하고 관대하게 대하여 줄 것으로 나는 확신합니다.”

28 이렇게 하여 살인자이며 신성 모독자인 그는 다른 이들에게 가한 것과 같은 극도의 고통을 겪으며 이국의 산속에서 매우 비참한 죽음으로 삶을 마쳤다.

29 그 주검은 그의 친구 필리포스가 거두어 갔다. 그런데 필리포스는 그의 아들 안티오코스를 두려워하여 이집트로 프톨레마이오스 필로메토르에게 갔다.

예루살렘과 성전을 정화하다
10장
1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주님의 인도를 받아 성전과 도성을 탈환하고,

2 이민족들이 광장에 만들어 놓은 제단들과 성역들을 헐어 버렸다.

3 그러고 나서 성전을 정화하고 다른 제단을 쌓은 다음, 부싯돌로 불을 피워 그 불로 이태 만에 희생 제물을 바쳤으며,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고 제사 빵을 차려 놓았다.

4 그렇게 하고 나서 그들은 땅에 엎드려 주님께 다시는 그러한 환난을 겪지 않게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그들이 혹시 죄를 짓는 일이 있더라도, 하느님께 마땅한 벌을 받을망정 그분을 모독하는 야만스러운 이교도들에게는 넘어가지 않도록 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5 그리고 이민족들이 성전을 더럽힌 바로 그날에 성전을 정화하였다. 때는 같은 달, 곧 키슬레우 달 스무닷샛날이었다.

6 그들은 여드레 동안 그 축제를 초막절과 같은 방식으로 기쁘게 지냈다. 그러면서 얼마 전까지만 하여도 자기들이 이 초막 축제 동안 산과 동굴에서 들짐승처럼 살던 일을 기억하였다.

7 그렇게 하여 그들은 나뭇잎으로 장식한 지팡이와 아름다운 나뭇가지와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당신의 거처를 정화하도록 잘 이끌어 주신 그분께 찬미가를 올렸다.

8 그러고 나서 온 유다 민족이 해마다 같은 날에 축제를 지내기로 공적인 결의에 따라 정한 법령을 공포하였다.

프톨레마이오스 마크론이 자살하다
9 에피파네스라고 하는 안티오코스의 말로는 이러하였다.

10 이제는 이 사악한 자의 아들인 안티오코스 에우파토르 치하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하고, 여러 전쟁이 가져온 환난에 관하여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11 에우파토르는 왕권을 이어받자 리시아스라는 자에게 행정을 맡기고 코일레 시리아와 페니키아의 최고 총독으로 삼았다.

12 그전에, 마크론이라고 하는 프톨레마이오스는 유다인들이 겪은 불의를 생각하여, 앞장서서 그들에게 의로움을 베풀었으며 그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려고 하였다.

13 그래서 임금의 벗들이 에우파토르에게 그를 고발하였다. 더구나 그는 필로메토르에게서 위임받은 키프로스를 포기하고 안티오코스 에피파네스에게 넘어간 일 때문에 사방에서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 온 터였다. 그렇게 되자 그는 자기의 영예로운 직무를 명예롭게 수행할 수 없었으므로, 독약을 먹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다인들이 이두매아인들을 물리치다
14 고르기아스는 이 지방의 총독이 되어 용병 부대를 두고 기회 있을 때마다 유다인들을 공격하였다.

15 그와 동시에 요새들을 장악하고 있던 이두매아인들도 유다인들을 괴롭히곤 하였다. 그들은 예루살렘에서 도망쳐 나온 자들을 받아들이면서 줄곧 유다인들을 공격하려고 하였다.

16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기도를 드리며 주님께 자기들의 동맹군이 되어 주십사고 간청한 다음, 이두매아 요새들을 향하여 돌진하였다.

17 맹렬히 공격한 끝에 그곳들을 모두 장악하고, 성벽 위에서 싸우는 자들을 물리쳤으며 마주치는 자마다 살해하였다. 그리하여 이만여 명의 적군을 죽였다.

18 그때에 적어도 구천 명이나 되는 적군이, 포위 공격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춘 두 개의 튼튼한 탑으로 달아났다.

19 마카베오는 시몬과 요셉에다 자캐오와 그의 군사들까지 충분히 남겨 두어 그 두 탑을 포위하게 하고, 자기는 더 긴박한 곳으로 떠났다.

20 그러나 시몬의 군사들은 돈을 좋아한 나머지, 탑에 있는 어떤 자들에게 매수를 당하여, 칠만 드라크마를 받고 몇 사람을 빠져나가게 하였다.

21 마카베오는 이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백성의 지도자들을 모아 놓은 다음, 적들을 풀어 주어 자기들과 싸우게 한 것은 돈을 받고 형제들을 팔아넘긴 행위라고 단죄하였다.

22 그러고 나서 반역을 저지른 그자들을 죽이고 곧바로 그 두 탑을 점령하였다.

23 작전마다 성공을 거둔 그는 그 두 요새에서 이만여 명을 섬멸하였다.

티모테오스를 물리치다
24 전에 유다인들에게 패배한 적이 있는 티모테오스는 막강한 용병부대를 모으고 적지 않은 아시아의 기병대를 모집한 다음, 유다를 공격하여 점령하려고 왔다.

25 티모테오스가 다가오자,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머리에 흙을 뿌리고 허리에 자루옷을 두르고서 하느님께 탄원하였다.

26 제단 발치에 엎드린 그들은 하느님께 자기들을 어여삐 여기시어, 율법서에 명시된 대로 자기 원수들에게는 원수가 되어 주시고 적들에게는 적이 되어 주십사고 간청하였다.

27 그들은 기도를 마친 뒤에 무기를 들고 도성에서 꽤 먼 거리까지 진군하여 적군에게 가까워지자 멈추었다.

28 양쪽 군대는 동이 트자마자 교전하였다. 한쪽은 성공과 승리의 보증으로 용맹뿐 아니라 주님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었지만, 다른 한쪽은 광분에 이끌려 싸울 따름이었다.

29 전투가 격렬해졌을 때, 하늘에서 위풍당당한 사람 다섯이 금 재갈을 물린 말을 타고 적군에게 나타나, 유다인들을 이끌어 나아갔다.

30 그들 가운데 둘이 마카베오 양쪽에 서서, 그가 부상을 입지 않도록 자기들의 무장으로 보호해 주었다. 그들이 적군에게 활을 쏘고 벼락을 내리치자, 얼이 빠지고 눈이 먼 적군은 극심한 혼란으로 흩어졌다.

31 그리하여 보병 이만 오백 명과 기병 육백 명이 살해되었다.

32 티모테오스 자신은 게제르라는 아주 튼튼히 방비된 요새로 달아났다. 그곳은 캐레아스의 지휘 아래에 있었다.

33 마카베오와 그의 군사들은 기뻐하며 나흘 동안 그 요새를 포위하였다.

34 그 안에 있던 자들은 그곳이 견고함만 믿고, 지독한 말로 하느님을 모독하며 무례한 말을 지껄여 댔다.

35 다섯째 날 새벽에 마카베오 군대의 젊은이 스무 명이, 하느님을 모독하는 말에 분노가 불처럼 타올라 용감하게 성벽을 공격하고, 마주치는 자마다 맹렬하게 쳐 죽였다.

36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로 뒤쪽으로 돌아 성안에 있는 자들에게 올라가서 탑들에 불을 지른 다음 따로 불을 피워, 하느님을 모독한 자들을 산 채로 태워 죽였다. 또 다른 이들은 성문들을 부수고 나머지 부대를 들어오게 하여 그 성읍을 함락시켰다.

37 그들은 웅덩이 속에 숨어 있는 티모테오스와 그의 동기 캐레아스, 그리고 아폴로파네스도 죽였다.

38 이 일을 마친 그들은 이스라엘에게 큰 은혜를 베풀어 승리를 주신 주님께 감사의 찬미가를 부르며 그분을 찬양하였다.

【시편】
139장
1 [지휘자에게. 다윗. 시편] 주님, 당신께서는 저를 살펴보시어 아십니다.

2 제가 앉거나 서거나 당신께서는 아시고 제 생각을 멀리서도 알아채십니다.

3 제가 길을 가도 누워 있어도 당신께서는 헤아리시고 당신께는 저의 모든 길이 익숙합니다.

4 정녕 말이 제 혀에 오르기도 전에 주님, 이미 당신께서는 모두 아십니다.

5 뒤에서도 앞에서도 저를 에워싸시고 제 위에 당신 손을 얹으십니다.

6 저에게는 너무나 신비한 당신의 예지 너무 높아 저로서는 어찌할 수 없습니다.

7 당신 얼을 피해 어디로 가겠습니까? 당신 얼굴 피해 어디로 달아나겠습니까?

8 제가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에 당신 계시고 저승에 잠자리를 펴도 거기에 또한 계십니다.

9 제가 새벽놀의 날개를 달아 바다 맨 끝에 자리 잡는다 해도

10 거기에서도 당신 손이 저를 이끄시고 당신 오른손이 저를 붙잡으십니다.

11 “어둠이 나를 뒤덮고 내 주위의 빛이 밤이 되었으면!” 하여도

12 암흑인 듯 광명인 듯 어둠도 당신께는 어둡지 않고 밤도 낮처럼 빛납니다.

13 정녕 당신께서는 제 속을 만드시고 제 어머니 배 속에서 저를 엮으셨습니다.

14 제가 오묘하게 지어졌으니 당신을 찬송합니다. 당신의 조물들은 경이로울 뿐. 제 영혼이 이를 잘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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