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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05-04 01:31
[9주간] 제2일 : 사무엘기上 9,1 – 17,58 (시편 89,22-23)
글쓴이 : NewsB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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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기】

9주간

제2일 : 사무엘기上 9,1 – 17,58 (시편 89,22-23)

사울이 사무엘을 만나다
9장
1 벤야민 지파에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키스였다. 그는 아비엘의 아들이고 츠로르의 손자이며, 브코랏의 증손이고 아피아의 현손이었다. 그는 벤야민 사람으로서 힘센 용사였다.

2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이름은 사울인데 잘생긴 젊은이였다.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 그처럼 잘생긴 사람은 없었고, 키도 모든 사람보다 어깨 위만큼은 더 컸다.

3 하루는 사울의 아버지 키스의 암나귀들이 없어졌다. 그래서 키스는 아들 사울에게 말하였다. “종을 하나 데리고 나가 암나귀들을 찾아보아라.”

4 사울은 종과 함께 에프라임 산악 지방을 돌아다니고, 살리사 지방도 돌아다녔지만 찾지 못하였다. 그들은 사알림 지방까지 돌아다녔는데 거기에도 없었다. 다시 벤야민 지방을 돌아다녔으나 역시 찾지 못하였다.

5 그들이 춥 지방에 들어섰을 때, 사울은 함께 가던 종에게 말하였다. “그만 돌아가자. 아버지께서 암나귀들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를 걱정하시겠다.”

6 그러자 종이 그에게 말하였다. “이 성읍에는 하느님의 사람이 한 분 살고 계십니다. 그분은 존경받는 분이신데, 하시는 말씀마다 모두 들어맞는다고 합니다. 그러니 우리 거기에 한번 가 보십시다. 혹시 그분이 우리에게 가야 할 길을 일러 주실지도 모릅니다.”

7 그러자 사울이 종에게 말하였다. “그런데 간다면 그분에게 무엇을 가지고 가야겠느냐? 자루에는 빵도 떨어지고, 그 하느님의 사람에게 갖다 드릴 예물이 하나도 없구나. 우리에게 뭐 남은 것이 없느냐?”

8 종이 다시 사울에게 대답하였다. “여기 저에게 은 사분의 일 세켈이 있습니다. 이것을 하느님의 사람에게 드리면, 그분이 우리에게 갈 길을 일러 주실 것입니다.”

9 옛날 이스라엘에서 하느님께 문의하러 가는 사람은 “선견자에게 가 보자!”고 하였다. 오늘날의 예언자를 옛날에는 선견자라고 하였던 것이다.

10 그러자 사울은 종에게, “네 말이 옳다! 어서 가자.” 하며 하느님의 사람이 있는 성읍으로 갔다.

11 그들은 그 성읍으로 난 오르막길을 가다가, 물을 길으러 나오는 처녀들을 만나, “이곳에 선견자가 계시지요?” 하고 물었다.

12 처녀들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그분이 저 앞에 가십니다. 어서 서두르십시오. 그분은 오늘 산당에서 백성을 위한 제사가 있어 이 성읍에 오셨습니다.

13 두 분이 성읍으로 들어가시면, 그분이 식사하러 산당으로 올라가시기 전에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백성은 먹지 않고 그분이 오시기를 기다립니다. 그분이 제물에 축복하신 다음에야 초대받은 이들이 먹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금 올라가시면 곧 그분을 만나실 것입니다.”

14 그들은 성읍으로 올라갔다. 성읍 안으로 막 들어서려는데, 마침 사무엘이 산당으로 올라가려고 나오다가 그들과 마주쳤다.

15 사울이 오기 하루 전에 주님께서는 사무엘의 귀를 열어 주시며 말씀하셨다.

16 “내일 이맘때에 벤야민 땅에서 온 사람을 너에게 보낼 터이니, 그에게 기름을 부어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워라. 그가 내 백성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서 구해 낼 것이다. 나는 내 백성이 고생하는 것을 보았고, 그들이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다.”

17 사무엘이 사울을 보는 순간,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 내가 너에게 말한 바로 그 사람이다. 이 사람이 내 백성을 다스릴 것이다.”

18 사울이 성문 안에서 사무엘에게 다가가 물었다. “선견자의 댁이 어디인지 알려 주십시오.”

19 사무엘이 사울에게 대답하였다. “내가 그 선견자요. 앞장서서 산당으로 올라가시오. 두 분은 오늘 나와 함께 음식을 들고, 내일 아침에 가시오. 그때 당신이 마음에 두고 있는 일도 다 일러 주겠소.

20 당신이 사흘 전에 잃어버린 암나귀들은 이미 찾았으니, 더 이상 그 일로 마음을 쓰지 마시오. 지금 이스라엘의 모든 기대가 누구에게 걸려 있는지 아시오? 바로 그대와 그대의 집안에 걸려 있소.”

21 사울이 대답하였다. “그렇지만 저는 이스라엘의 지파 가운데에서도 가장 작은 벤야민 지파 사람이 아닙니까? 그리고 저의 가문은 벤야민 지파의 씨족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보잘것없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22 사무엘은 사울과 그의 종을 데리고 큰 방으로 들어가, 초대받은 이들 맨 윗자리에 앉혔다. 손님들은 서른 명쯤 되었다.

23 사무엘이 요리사에게 일렀다. “내가 너에게 간수하라고 맡겨 둔 몫을 가져오너라.”

24 요리사가 넓적다리와 꼬리를 가져다가 사울 앞에 차려 놓자 사무엘이 말하였다. “여기 남겨 둔 것을 당신 앞에 차려 드리니 잡수시오. 당신이 초대된 사람들과 함께 때맞춰 들도록 남겨 둔 것이오.” 이렇게 그날 사울은 사무엘과 함께 음식을 먹었다.

25 그들이 산당에서 성읍으로 내려온 다음, 사무엘은 사울과 함께 옥상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사무엘이 사울을 임금으로 세우다
26 그들은 일찍 일어났다. 동틀 무렵 사무엘이 옥상에 대고 사울을 부르면서, “일어나시오. 내가 당신을 바래다 주겠소.” 하자, 사울이 일어났다. 그리고 사울과 사무엘은 둘이서 밖으로 나갔다.

27 그들이 성읍 끝까지 내려갔을 때,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종더러 우리보다 앞서 가라고 이르시오. 종이 앞서 가고 나면, 당신은 잠시 서 계시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겠소.”

10장
1 사무엘은 기름병을 가져다가, 사울의 머리에 붓고 입을 맞춘 다음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당신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그분의 소유인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우셨소.

2 오늘 당신은 나를 떠나서 가다가, 벤야민 영토 첼차에 있는 라헬의 무덤 근처에서 두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오. 그들은 당신에게, ‘당신 아버지는 당신이 찾으러 다니던 암나귀들을 이미 찾으셨소. 이제 나귀 걱정은 놓으셨지만, ′내 아들은 어찌 되었을까?′ 하시면서 당신들을 걱정하고 계시오.’ 하고 말할 것이오.

3 거기에서 더 가다가 타보르의 참나무에 이르면, 하느님을 예배하러 베텔로 올라가는 세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오. 한 사람은 새끼 염소 세 마리를 끌고, 한 사람은 빵 세 덩이를 들고, 나머지 한 사람은 술 한 부대를 메고 있을 것이오.

4 그 사람들이 당신에게 인사를 하고, 빵 두 덩이를 줄 것이니 받으시오.

5 그런 다음 당신은 필리스티아인들의 수비대가 있는 기브아 엘로힘에 이르게 될 것이오. 당신이 그 성읍에 다다르게 되면, 산당에서 내려오는 예언자들의 무리를 만날 것이오. 사람들이 그들을 앞서 가며 수금을 뜯고 손북을 치고 피리를 불고 비파를 타는 가운데, 예언자들은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고 있을 것이오.

6 그때 주님의 영이 당신에게 들이닥쳐, 당신도 그들과 함께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면서 딴사람으로 바뀔 것이오.

7 이런 표징들이 당신에게 닥치거든, 하느님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니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지 하시오.

8 당신은 나보다 앞서 길갈로 내려가시오. 나도 뒤따라 당신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번제물을 바치고 친교 제물을 드리겠소. 내가 당신에게 갈 때까지 이레 동안 기다리시오. 그때에 가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을 내가 알려 주겠소.”

9 사울이 몸을 돌려 사무엘을 떠나가려는데, 하느님께서 사울의 마음을 바꾸어 주셨고, 바로 그날 이런 표징들이 모두 일어났다.

10 사울이 종과 함께 그곳 기브아에 이르렀을 때, 예언자의 무리가 오고 있었다. 그러자 하느님의 영이 사울에게 들이닥쳐, 그도 그들 가운데에서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였다.

11 사울을 전부터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예언자들과 함께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는 것을 보고, “키스의 아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지? 사울도 예언자들 가운데 하나인가?” 하고 서로 말하였다.

12 거기에 있던 사람 하나가 “이들의 아버지가 도대체 누구지?” 하고 물었다. 그리하여 “사울도 예언자들 가운데 하나인가?”라는 속담이 생겨났다.

13 예언이 끝나자 사울은 산당으로 갔다.

14 사울의 삼촌이 사울과 그 종에게 “어디에 갔었느냐?” 하고 묻자, 사울이 대답하였다. “암나귀들을 찾아 나섰지만 찾을 수가 없어서 사무엘께 갔었습니다.”

15 사울의 삼촌이 다시 물었다. “사무엘께서 너희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더냐? 어서 말해 보아라.”

16 사울이 삼촌에게 “그분께서는 암나귀들을 찾았다고 일러 주시더군요.”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나 그는 사무엘이 왕권과 관련하여 말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울이 임금으로 뽑히다
17 사무엘이 백성을 미츠파로 불러 주님 앞에 모아 놓고서,

18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말하였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소. ‘나는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왔다. 내가 이집트인들의 손에서, 그리고 너희를 억누르던 모든 나라의 손에서 너희를 빼내었다.’

19 그런데도 오늘 여러분은, 온갖 재앙과 재난에서 여러분을 구해 주신 여러분의 하느님을 배척하면서, ‘안 되겠습니다. 우리에게 임금을 세워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소. 그러니 이제 지파와 씨족별로 주님 앞에 나와 서시오.”

20 사무엘이 이스라엘의 모든 지파를 가까이 오게 하자 벤야민 지파가 뽑혔다.

21 다시 벤야민 지파를 씨족별로 가까이 오게 하자 마트리 씨족이 뽑혔고, 이어 키스의 아들 사울이 뽑혔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찾아보았으나 그는 보이지 않았다.

22 그들이 다시 주님께, “그 사람이 여기에 와 있습니까?” 하고 여쭈어 보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저기 짐짝 사이에 숨어 있다.”

23 그들이 달려가 그곳에서 사울을 데리고 나왔다. 그가 사람들 가운데에 서자, 그의 키는 모든 백성보다 어깨 위만큼 더 컸다.

24 사무엘이 온 백성에게 “주님께서 뽑으신 이를 보았소? 온 백성 가운데 이만 한 인물이 없소.” 하고 말하자, 온 백성이 환호하며 “임금님 만세!” 하고 외쳤다.

25 사무엘은 백성에게 왕정의 권한을 설명하고, 그것을 책에 적어 주님 앞에 두었다. 그런 뒤에 온 백성을 저마다 자기 집으로 돌려보냈다.

26 사울도 기브아에 있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는데, 하느님께서 마음을 움직여 주신 용사들도 그와 함께 갔다.

27 그런데 몇몇 불량한 자들은 “이 친구가 어떻게 우리를 구할 수 있으랴?” 하면서, 사울을 업신여기고 그에게 예물도 바치지 않았다. 그러나 사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울이 암몬족을 물리치고 왕위에 오르다
11장
1 암몬 사람 나하스가 올라와서 야베스 길앗을 포위하였다. 그러자 야베스 사람들이 모두 나하스에게 말하였다. “우리와 조약을 맺읍시다. 우리가 당신을 섬기겠소.”

2 그러나 암몬 사람 나하스는, “내가 너희 오른쪽 눈을 모두 후벼 내어 온 이스라엘에 대한 모욕으로 내놓는다는 조건 아래 너희와 계약을 맺겠다.” 하고 대꾸하였다.

3 야베스의 원로들이 그에게 사정하였다. “우리가 이스라엘 곳곳에 전령들을 보낼 수 있도록 이레 동안만 말미를 주시오. 만일 우리를 구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으면 당신에게 항복하겠소.”

4 전령들은 사울의 기브아에 가서 백성에게 소식을 전하였다. 그러자 백성은 모두 목 놓아 울었다.

5 마침 사울이 소를 몰고 밭에서 오다가, “백성에게 무슨 일이 있기에 저렇게 우느냐?” 하고 물었다. 그들은 사울에게 야베스 사람들의 소식을 들려주었다.

6 이 소식을 듣는 순간 하느님의 영이 사울에게 들이닥치니, 그의 분노가 무섭게 타올랐다.

7 사울은 겨릿소 한 쌍을 끌어다가 여러 토막을 내고, 그것을 전령들 편에 이스라엘의 온 영토로 보내면서, “누구든지 사울과 사무엘을 따라나서지 않는 자의 소는 이 꼴이 될 것이다.” 하고 전하게 하였다. 주님에 대한 두려움이 백성을 사로잡자 그들은 하나같이 따라나섰다.

8 사울이 베젝에서 그들을 사열해 보니, 이스라엘 사람이 삼십만 명이고 유다 사람이 삼만 명이었다.

9 사울이 자기에게 온 전령들에게 일렀다. “야베스 길앗 사람들에게, ‘내일 햇볕이 뜨거워질 때에 여러분은 구원될 것이오.’ 하고 전하여라.” 전령들이 돌아가서 야베스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니 그들은 기뻐하였다.

10 야베스 사람들은 나하스에게, “우리가 내일 당신들에게 항복하겠으니, 당신들 좋을 대로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11 이튿날 사울은 군사들을 세 부대로 나누어, 이른 새벽녘에 적의 진영 한복판으로 쳐들어가서, 햇볕이 뜨거워질 때까지 암몬군을 무찔렀다. 살아남은 자들은 흩어져서, 두 사람이 함께 남아 있는 일조차 없었다.

12 백성이 사무엘에게 말하였다. “‘사울 따위가 우리 임금이 될 수 있겠느냐?’ 하던 자들이 누굽니까? 그런 자들을 죽여 버리겠으니 우리에게 내주십시오.”

13 그러나 사울은 “오늘은 주님께서 이스라엘에 구원을 이루어 주신 날입니다. 이런 날 아무도 죽임을 당해서는 안 됩니다.” 하고 말하였다.

14 사무엘이 백성에게 “자, 길갈로 가서 왕정을 새롭게 다집시다.” 하고 말하자,

15 온 백성은 길갈로 가 주님 앞에서 사울을 임금으로 세우고, 주님께 친교 제물을 바쳤다. 거기에서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이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사무엘의 고별사
12장
1 사무엘이 온 이스라엘에게 말하였다. “나는 여러분이 나에게 청한 대로 여러분의 말을 다 들어 주어, 여러분을 다스릴 임금을 세웠소.

2 이제부터는 이 임금이 여러분을 이끌 것이오. 나는 늙어 백발이 되었고 내 아들들이 여러분과 함께 있소. 나는 젊어서부터 이날까지 여러분을 이끌어 왔소.

3 여기 내가 있으니 나를 고발할 일이 있거든, 주님 앞에서 그리고 그분의 기름부음받은이 앞에서 하시오. 내가 누구의 소를 빼앗거나 누구의 나귀를 빼앗은 일이 있소? 내가 누구를 학대하거나 억압한 일이 있소? 누구에게 뇌물을 받고 눈감아 준 일이 있소? 그런 일이 있으면 내가 여러분에게 갚아 주겠소.”

4 그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를 학대하거나 억압하신 일도 없고, 누구의 손에서 무엇 하나 빼앗으신 일도 없습니다.”

5 그러자 사무엘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이 내 손에서 무엇 하나 찾아내지 못하였으니, 오늘 주님께서 여러분의 증인이 되시고 그분의 기름부음받은이도 증인이 되었소.” 백성이 “예, 증인이십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6 사무엘이 백성에게 말하였다. “모세와 아론을 세우시고, 여러분의 조상들을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주님께서 증인이시오.

7 그러니 이제 여러분은 그대로 서 있으시오. 내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상들에게 베푸신 의로운 업적을 모두 들어, 주님 앞에서 여러분과 시비를 가려야겠소.

8 야곱이 이집트로 내려갔을 때, 여러분의 조상들이 주님께 울부짖자,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을 보내시어 이집트에서 여러분의 조상들을 이끌어 내게 하시고, 그들을 이곳에 자리 잡게 하셨소.

9 그러나 그들은 주 저희 하느님을 잊어버렸소. 그래서 주님께서는 그들을 하초르의 군대 장수 시스라의 손에,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에, 그리고 모압 임금의 손에 팔아넘기시어 그들을 공격하게 하셨소.

10 그러자 여러분의 조상들은 주님께 울부짖었소. ‘저희가 죄를 지었습니다. 주님을 버리고 바알과 아스타롯을 섬겼습니다. 이제 저희를 원수들의 손에서 빼내 주십시오. 저희가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11 그래서 주님께서는 여루빠알과 바락, 입타와 사무엘을 보내시어, 사방에서 에워싼 원수들의 손에서 여러분을 빼내 주시고, 안전하게 살 수 있게 해 주셨소.

12 그런데 여러분은 암몬 자손들의 임금 나하스가 치러 오는 것을 보고, 주 여러분의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임금이신데도 나에게, ‘안 되겠습니다. 아무래도 임금이 우리를 다스려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소.

13 자, 여러분이 요구하여 뽑은 임금이 여기 있소.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임금을 세워 주셨소.

14 만일 여러분이 주님을 경외하여 그분을 섬기고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며 주님의 명령을 거역하지 않으면, 여러분뿐 아니라 여러분을 다스리는 임금도 주 여러분의 하느님을 따르게 될 것이오.

15 그러나 여러분이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주님의 명령을 거역하면, 주님의 손이 여러분과 여러분의 임금을 치실 것이오.

16 그러므로 이제 여러분은 그대로 서서, 주님께서 여러분의 눈 앞에서 하실 이 큰일을 지켜보시오.

17 지금은 밀을 거두는 때가 아니오? 그렇지만 내가 주님께 간청하여 천둥과 비를 내리시게 하겠소. 그러니 여러분은 임금을 요구한 일이 주님 보시기에 얼마나 커다란 악인지 깨달으시오.”

18 사무엘이 주님께 간청하자, 그날로 주님께서 천둥과 비를 내리셨다. 그리하여 온 백성이 주님과 사무엘을 매우 경외하게 되었다.

19 온 백성이 사무엘에게 호소하였다. “당신 종들을 위해서 주 당신의 하느님께 기도하여, 우리가 죽지 않게 해 주십시오. 사실 우리는 이미 저지른 모든 죄에다 임금을 요구하는 악까지 더하였습니다.”

20 사무엘이 백성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시오. 여러분이 이 모든 악을 저질렀지만, 이제부터라도 주님을 따르지 않고 돌아서는 일 없이, 마음을 다하여 주님을 섬기시오.

21 여러분에게 이익도 구원도 주지 못하는 헛된 것들을 따르려고 돌아서지 마시오. 그것들은 정녕 헛된 것들이오.

22 주님께서는 당신의 위대하신 이름 때문에 당신 백성을 물리치지 않으실 것이오.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당신 백성으로 만드시기를 원하셨소.

23 나 또한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그치거나 하여 주님께 죄를 짓지는 않을 것이오. 그리고 나는 여러분에게 좋고 바른길을 가르쳐 주겠소.

24 여러분은 오로지 주님만을 경외하고 마음을 다하여 그분만을 충실하게 섬기시오. 그리고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해 주신 위대한 일을 똑똑히 보시오.

25 그러나 만일 여러분이 여전히 악행을 일삼는다면, 여러분도 여러분의 임금도 모두 쫓겨날 것이오.”

사울이 이끈 전투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다
13장
1 사울이 임금이 된 것은 서른 살 때였다. 그는 이스라엘을 두 해 동안 다스렸다.

2 사울은 이스라엘에서 삼천 명을 뽑아 이천 명은 자기와 함께 미크마스와 베텔 산악 지방에 있게 하고, 천 명은 요나탄과 함께 벤야민 땅 기브아에 있게 하였다. 그리고 나머지 군사들은 저마다 제 천막으로 돌려보냈다.

3 요나탄이 게바에 있는 필리스티아인들의 수비대를 치자, 필리스티아인들이 그 소식을 들었다. 사울은 “히브리인들은 들으시오!” 하면서 온 나라에 나팔을 불었다.

4 온 이스라엘은 사울이 필리스티아인들의 수비대를 쳐서, 자기들이 필리스티아인들의 원한을 사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백성은 길갈로 와서 사울과 합세하라는 소집령도 받았다.

5 필리스티아인들도 이스라엘과 싸우려고 모여들었다. 병거는 삼천이고 기마는 육천이나 되었으며, 군사들은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았다. 그들은 벳 아웬 동쪽 미크마스에 올라가 거기에 진을 쳤다.

6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기들이 포위되어 위급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고, 저마다 굴이나 덤불이나 바위틈, 또는 구덩이나 웅덩이를 찾아 몸을 숨겼다.

7 어떤 히브리인들은 요르단을 건너 가드와 길앗 지방으로 넘어갔다. 사울은 아직 길갈에 남아 있었는데, 그의 뒤에서는 군사들이 모두 겁에 질려 떨고 있었다.

8 사울은 사무엘이 약속한 이레를 기다렸으나, 사무엘은 길갈에 오지 않았다. 군사들은 사울 곁을 떠나 흩어지기 시작하였다.

9 그래서 사울은 “번제물과 친교 제물을 나에게 가져와라.” 하여 번제물을 바쳤다.

10 사울이 번제물을 바치고 나자 사무엘이 왔다. 사울이 나가 그를 맞으며 인사하자,

11 사무엘이 “임금님은 왜 그런 일을 하셨습니까?” 하고 물었다. 사울이 대답하였다. “군사들은 저에게서 떠나 흩어지고 어르신은 약속하신 때에 오지 않으시는데, 필리스티아인들이 미크마스에 모여드는 것이 보였습니다.

12 그러자 ‘필리스티아인들이 나를 향해 길갈로 내려오는데도 주님의 호의를 간청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번제물을 바치게 된 것입니다.”

13 사무엘이 다시 사울에게 말하였다. “임금님은 어리석은 일을 하셨고, 주 임금님의 하느님께서 내리신 명령을 지키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을 지키셨더라면 지금쯤 주님께서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임금님의 왕국을 영원히 굳게 세워 주셨을 터인데,

14 이제는 임금님의 왕국이 더 이상 서 있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명령하신 것을 임금님이 지키지 않으셨으므로, 주님께서는 당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으시어, 당신 백성을 다스릴 영도자로 임명하셨습니다.”

15 사무엘은 일어나서 길갈을 떠나 벤야민 땅 기브아로 올라갔다. 나머지 군대는 사울을 쫓아 길갈에서 벤야민 땅 기브아로 이동하였다. 사울이 자기가 거느린 군대를 사열하여 보니 육백 명가량 되었다.

16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탄, 그리고 그들이 거느린 군대는 벤야민 땅 게바에 머무르고, 필리스티아인들은 미크마스에 진을 쳤다.

17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에서는 공격대가 셋으로 나뉘어 출동하였는데, 한 부대는 수알 지방 오프라로 난 길을 향하고,

18 다른 한 부대는 벳 호론으로 난 길을 향하였으며, 나머지 한 부대는 츠보임 골짜기를 따라 광야가 바라보이는 지역으로 난 길을 향하였다.

19 그 당시 이스라엘 온 땅에는 대장장이가 한 명도 없었다. 필리스티아인들이 히브리인들에게 칼이나 창을 만들지 말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20 그래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모두 보습이나 곡괭이나 도끼나 낫을 벼리기 위해,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내려가야만 하였다.

21 보습이나 곡괭이를 벼리는 값은 삼분의 이 세켈이었고, 도끼를 벼리거나 낫을 가는 값은 삼분의 일 세켈이었다.

22 그래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사울과 요나탄을 따르는 모든 군사의 손에는 칼도 창도 없었고, 오직 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탄에게만 있었다.

23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초 부대는 미크마스 길목까지 나와 있었다.

요나탄이 필리스티아인들을 치다
14장
1 하루는 사울의 아들 요나탄이 자기 무기병에게 “자, 저 건너편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초 부대를 치러 건너가자.”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아버지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2 그때 사울은 기브아 변두리 미그론에 있는 석류나무 아래 머무르고 있었는데, 군사 육백 명가량이 그와 함께 있었다.

3 거기에는 실로에서 주님의 사제로 있던 엘리의 증손이고 피느하스의 손자이며, 이카봇의 조카이고 아히툽의 아들인 아히야가 에폿을 걸치고 함께 있었다. 그런데 군사들은 요나탄이 자리를 뜬 줄 모르고 있었다.

4 요나탄이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초 부대로 건너가려고 했던 길목 양쪽에는 절벽이 있었는데, 하나는 보체츠라 하고 다른 하나는 센네라고 하였다.

5 북쪽에 우뚝 솟은 절벽은 미크마스를 마주 보고, 남쪽의 다른 절벽은 게바를 마주 보고 있었다.

6 요나탄이 무기병에게 일렀다. “자! 저 할례 받지 않은 자들의 전초 부대로 넘어 들어가자.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동하실 것이다. 주님께서 승리하시는 데에는 수가 많든 적든 아무 상관이 없다.”

7 무기병은 그에게 “무엇이든 마음 내키시는 대로 하십시오. 왕자님께서 먼저 실행하십시오. 저야 왕자님께서 결정하신 대로 따를 뿐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8 그러자 요나탄이 일렀다. “좋다. 그러면 우리가 저 사람들에게 건너가서 우리 모습을 드러내자.

9 그들이 만일 우리한테, ‘우리가 갈 때까지 꼼짝 마라.’ 하고 소리치면, 그 자리에 선 채 그들에게 올라가지 말고,

10 ‘어디 올라와 봐라.’ 하면, 주님께서 그들을 우리 손에 넘기신 것이니 우리가 올라가자. 바로 이것이 우리에게 주시는 표징이다.”

11 두 사람이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초 부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필리스티아인들은 “저것 봐라, 히브리 놈들이 숨어 있던 구멍에서 나오고 있다.” 하고 말하였다.

12 전초 부대 군사들은 요나탄과 그의 무기병에게, “어디 올라와 봐라. 알려 줄 게 있다.” 하고 외쳤다. 그때 요나탄이 무기병에게 “주님께서 저들을 이스라엘 손에 넘겨주셨으니 나를 따라 올라오너라.” 하고는,

13 손과 발로 기어올라 갔다. 무기병도 그의 뒤를 따랐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요나탄 앞에서 쓰러졌다. 무기병도 요나탄을 뒤따라가며 그들을 쳐 죽였다.

14 이렇게 요나탄과 그의 무기병이, 겨릿소 한 쌍이 한나절에 갈아엎을 만한 들판에서, 처음으로 죽인 군사들은 스무 명쯤 되었다.

15 진영 안에 있든 들판에 있든, 모든 군대 사이에 공포가 퍼져 나갔다. 전초 부대와 공격대도 공포에 떨었다. 땅이 뒤흔들리고 하느님의 공포가 퍼져 나갔다.

16 벤야민 땅 기브아에 있는 사울의 파수병들이 보니, 필리스티아인들의 무리가 갈팡질팡하고 있었다.

17 그래서 사울이 함께 있는 군사들에게, “인원을 점검하여 우리 가운데에서 누가 빠져나갔는지 알아보아라.” 하고 명령하였다. 그들이 점검해 보니 요나탄과 그의 무기병이 없었다.

18 사울이 아히야에게 “하느님의 궤를 모셔 오시오.” 하고 일렀다. 그때에 하느님의 궤는 이스라엘 자손들과 함께 있었다.

19 사울이 사제에게 말하고 있는 동안에도 필리스티아인들의 진영에서는 소란이 더욱 심해졌다. 그래서 사울은 사제에게 “그만두시오.” 하고 말하였다.

20 사울과 그가 거느린 모든 군사가 함성을 지르며 싸우러 나가 보니, 필리스티아군은 제 편끼리 칼로 치며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다.

21 이제껏 필리스티아인들 편에 붙어 그들과 함께 진영에 올라와 있던 히브리인들도 돌아서서, 사울과 요나탄이 이끄는 이스라엘과 한편이 되었다.

22 에프라임 산악 지방에 숨었던 이스라엘군도 필리스티아인들이 도망친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그들 뒤를 바짝 쫓아가며 싸웠다.

23 그날 주님께서 이렇게 이스라엘을 도와주시어, 싸움은 벳 아웬 건너편까지 번져 갔다.

요나탄이 사울의 명령을 어기다
24 그날 이스라엘군이 곤경에 처했을 때, 사울은 군사들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를 하였다. “오늘 저녁 내가 원수를 다 갚기 전에 음식을 먹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그래서 군사들은 모두 음식을 맛보지도 못하였다.

25 모든 군사가 숲으로 들어갔는데 거기 땅바닥에 꿀이 있었다.

26 그러나 군사들 가운데에는 숲에 들어가서 꿀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손으로 찍어 입에 대는 이가 없었다. 그 맹세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27 그런데 요나탄은 아버지가 군사들에게 저주를 씌우는 맹세를 하였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으므로, 손에 든 막대기를 내밀어 그 끝으로 벌집에서 꿀을 찍어 입에 넣었다. 그러자 눈이 번쩍 뜨였다.

28 군사들 가운데 하나가 요나탄에게 알려 주었다. “아버님께서 군사들에게, ‘오늘 음식을 먹는 자는 저주를 받는다.’ 하시면서 맹세를 시키셨습니다. 그래서 이렇게들 지쳐 있는 것입니다.”

29 그러자 요나탄이 말하였다. “아버지께서 이 나라를 불행에 빠뜨리셨구나. 이 꿀을 이렇게 조금만 맛보고도 내 눈이 번쩍 뜨였는데,

30 오늘 군사들이 적군에게서 빼앗은 것을 마음대로 먹었더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 지금쯤은 필리스티아인들을 더 많이 죽이지 않았겠느냐?”

31 그날 이스라엘군은 필리스티아인들을 미크마스에서 아얄론까지 쫓아가며 쳐 죽였다. 그러고 나서 군사들은 몹시 지친 나머지,

32 빼앗은 것에 달려들어 양과 소와 송아지들을 끌어다가 맨땅에서 잡고 고기를 피째 먹었다.

33 사울은 군사들이 고기를 피째 먹어 주님께 죄를 짓고 있다는 보고를 듣고 명령하였다. “너희는 배신하였다! 당장 큰 돌을 하나 굴려 나에게 가져오너라.”

34 사울이 다시 명령하였다. “백성 가운데로 흩어져 가서 그들에게, ‘저마다 소와 양을 내게로 끌고 와 이 돌 위에서 잡아먹되, 피째로 먹어 주님께 죄를 짓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고 전하여라.” 그래서 그날 밤 군사들이 모두 소를 끌고 와 거기에서 잡았다.

35 그러고 나서 사울은 주님을 위하여 제단을 세웠는데, 이것이 그가 주님께 처음으로 세워 드린 제단이다.

36 사울이 말하였다. “우리가 오늘 밤에 필리스티아인들을 쫓아 내려가 동이 틀 때까지 약탈하자. 그리고 그들 가운데 한 사람도 남겨 두지 말자.” 군사들은 “임금님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였으나, 사제는 “여기서 하느님께 나아가 여쭈어 봅시다.” 하고 말하였다.

37 그래서 사울이 하느님께 여쭈어 보았다. “필리스티아인들을 쫓아 내려갈까요? 그들을 이스라엘 손에 넘기시겠습니까?”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날 아무 응답도 하지 않으셨다.

38 그러자 사울이 명령하였다. “군대 수장들은 모두 앞으로 나와, 오늘 이런 죄가 어떻게 저질러졌는지 알아보아라.

39 이스라엘을 구원하시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그 죄가 내 자식 요나탄에게 있다 하여도 그는 마땅히 죽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군사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40 사울이 다시 온 이스라엘군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한편에 서라. 나와 내 아들 요나탄은 다른 편에 서겠다.” 군사들은 사울에게 “임금님 좋으실 대로 하십시오.” 하고 대답하였다.

41 사울이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 “분명히 알려 주십시오.” 하고 말씀드렸더니, 요나탄과 사울이 뽑히고 백성은 풀려났다.

42 그다음 사울이 “나와 내 아들 요나탄을 두고 제비를 뽑아라.” 하자 요나탄이 뽑혔다.

43 그래서 사울은 요나탄에게,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말해 보아라.” 하고 물었다. 요나탄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손에 든 막대기 끝으로 꿀을 조금 찍어 맛보았습니다. 그러나 죽을 각오는 되어 있습니다.”

44 사울이 말하였다. “요나탄아, 내가 너를 죽이지 않으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내리실 것이다.”

45 그러자 군사들이 사울에게 간청하였다. “이스라엘에 이렇게 큰 승리를 안겨 준 요나탄 왕자님을 꼭 죽이셔야 합니까? 안 됩니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그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결코 땅에 떨어져서는 안 됩니다. 그는 오늘 하느님과 함께 이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군사들이 요나탄을 살려 내어, 그는 죽지 않게 되었다.

46 사울은 필리스티아인들을 뒤쫓는 일을 그만두고 올라갔다. 필리스티아인들도 자기들 고장으로 물러갔다.

사울이 왕위를 굳히다
47 사울은 이스라엘의 왕권을 차지하고 나서, 사방에 있는 모든 원수들, 곧 모압과 암몬 자손들과 에돔, 초바 임금들과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웠다. 그리고 그는 어느 쪽으로 가든지 그들을 패배시켰다.

48 그는 아말렉도 용감하게 쳐부수어 이스라엘을 약탈자들의 손에서 빼내었다.

49 사울의 아들은 요나탄과 이스위와 말키수아였다. 딸도 둘 있었는데, 큰딸의 이름은 메랍이고 작은딸의 이름은 미칼이었다.

50 사울의 아내 이름은 아히마아츠의 딸 아히노암이었다. 사울 군대의 장수 이름은 그의 삼촌 네르의 아들 아브네르였다.

51 사울의 아버지는 키스였고, 아브네르의 아버지 네르는 아비엘의 아들이었다.

52 사울은 평생 필리스티아인들과 격전을 벌였다. 그는 용감하고 힘센 사람을 보면 누구든지 자기에게 불러 모았다.

사울이 아말렉과 싸우다
15장
1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당신에게 기름을 부어서 그분의 백성 이스라엘 위에 임금으로 세우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이제 주님의 말씀을 들으십시오.

2 만군의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말렉이 이스라엘에게 한 짓, 곧 이스라엘이 이집트에서 올라오는 길을 막았던 그 일 때문에 나는 그들을 벌하겠다.

3 그러니 너는 이제 가서 사정없이 아말렉을 치고, 그들에게 딸린 것을 완전히 없애 버려라. 남자와 여자, 아이와 젖먹이, 소 떼와 양 떼, 낙타와 나귀를 다 죽여야 한다.’”

4 사울이 군사들을 소집하여 틀라임에서 사열해 보니, 보병이 이십만이었고 유다에서도 장정 일만이 가담하였다.

5 사울은 아말렉 성읍에 이르러 골짜기에 군사들을 매복시켜 놓고,

6 카인족에게 말하였다. “아말렉족 한가운데에서 떠나 내려들 오시오. 그래야 내가, 이스라엘의 모든 자손이 이집트를 떠나 올라올 때 친절을 베풀어 준 당신들을 아말렉족과 함께 치지 않을 것이오.” 그러자 카인족은 아말렉족 한가운데에서 떠났다.

7 사울은 하윌라에서 이집트 동쪽 수르까지 아말렉을 쳤다.

8 그는 아말렉 임금 아각만 산 채로 사로잡고, 나머지 군사들은 모두 칼날로 완전히 없애 버렸다.

9 그런데 사울과 그의 군사들은 아각뿐 아니라, 양과 소와 기름진 짐승들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것들과 새끼 양들, 그 밖에 좋은 것들은 모두 아깝게 여겨 완전히 없애 버리지 않고, 쓸모없고 값없는 것들만 없애 버렸다.

주님께서 사울을 버리시다
10 주님의 말씀이 사무엘에게 내렸다.

11 “나는 사울을 임금으로 삼은 것을 후회한다. 그는 나를 따르지 않고 돌아섰으며 내 말을 이행하지 않았다.” 사무엘은 화가 나서 밤새도록 주님께 부르짖었다.

12 이튿날 사무엘이 아침 일찍 일어나 사울을 만나러 나서는데, 어떤 사람이 이렇게 전하였다. “사울 임금님이 카르멜로 가시다가 자신의 기념비를 세워 놓으시고, 그곳을 지나 길갈로 내려가셨습니다.”

13 사무엘이 사울에게 가자, 사울이 말하였다. “주님께 복을 받으십시오. 저는 주님의 말씀을 이행하였습니다.”

14 그러자 사무엘이 “제 귀에는 양 울음소리가 들리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 또 소 울음소리도 들리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 하고 물었다.

15 사울이 “아말렉족에게서 끌고 온 것들입니다. 군사들이 주 어르신의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고, 양 떼와 소 떼 가운데에서도 가장 좋은 것을 아껴 둔 것이지요. 그 밖의 것은 완전히 없애 버렸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6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그만두십시오. 간밤에 주님께서 나에게 하신 말씀을 전해 드리겠습니다.” 그가 사무엘에게 응답하였다. “어서 말씀하십시오.”

17 사무엘이 말하였다. “임금님은 자신을 하찮은 사람으로 여기실지 몰라도, 이스라엘 지파의 머리가 아니십니까? 주님께서 임금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이스라엘 위에 임금으로 세우신 것입니다.

18 주님께서는 임금님을 내보내시면서 이런 분부를 하셨습니다. ‘가서 저 아말렉 죄인들을 완전히 없애 버려라. 그들을 전멸시킬 때까지 그들과 싸워라.’

19 그런데 어찌하여 임금님은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전리품에 덤벼들어, 주님 보시기에 악한 일을 하셨습니까?”

20 사울이 사무엘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저에게 가라고 하신 그 길을 따라 걸으며, 아말렉 임금 아각은 사로잡고 그 밖의 아말렉 사람들은 완전히 없애 버렸습니다.

21 다만 군사들이 완전히 없애 버려야 했던 전리품 가운데에서 가장 좋은 양과 소만 끌고 왔습니다. 그것은 길갈에서 주 어르신의 하느님께 제물로 바치려는 것이었습니다.”

22 그러자 사무엘이 말하였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 바치는 것을 주님께서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까? 진정 말씀을 듣는 것이 제사드리는 것보다 낫고 말씀을 명심하는 것이 숫양의 굳기름보다 낫습니다.

23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고집을 부리는 것은 우상을 섬기는 것과 같습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왕위에서 배척하셨습니다.”

24 사울이 사무엘에게 빌었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군사들이 두려워서 주님의 분부와 어르신의 말씀을 어기고 그들의 말을 들어 주었던 것입니다.

25 그러니 부디 저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저와 함께 돌아가시어, 제가 주님께 예배드리게 해 주십시오.”

26 사무엘이 사울에게 대답하였다. “같이 돌아갈 수 없습니다. 임금님이 주님의 말씀을 배척하셨기에, 주님께서도 임금님을 이스라엘의 왕위에 머무르시지 못하도록 배척하셨습니다.”

27 사무엘이 돌아서서 가려고 하는데, 사울이 그의 겉옷을 붙잡자 옷자락이 찢어졌다.

28 사무엘이 사울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는 오늘 이스라엘 왕국을 임금님에게서 찢어 내시어, 임금님보다 훌륭한 이웃에게 주셨습니다.

29 이스라엘의 영광이신 분은 거짓말을 하시거나 뜻을 바꾸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그분은 사람이 아니시기에 뜻을 바꾸지 않으십니다.”

30 사울이 간청하였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만, 제 백성의 원로들과 이스라엘 앞에서 제발 체면을 세워주십시오. 저와 함께 돌아가시어, 제가 주 어르신의 하느님께 예배드리게 해 주십시오.”

31 그리하여 사무엘이 사울을 따라 돌아가니, 사울은 주님께 예배드렸다.
사무엘이 아각을 처형하다
32 사무엘이 “아말렉 임금 아각을 나에게 데려오너라.” 하고 명령하였다. 아각은 분명히 죽을 고비는 넘겼나 보다 생각하며, 기분 좋게 사무엘 앞으로 나왔다.

33 사무엘은 “너의 칼이 뭇 여인을 자식 없게 만들었으니, 네 어미도 여인들 가운데에서 자식 없이 지내야 마땅하다.” 하고 말한 다음, 길갈에 계시는 주님 앞에서 아각을 난도질하였다.

34 그러고 나서 사무엘은 라마로 가고, 사울은 기브아에 있는 자기 집으로 올라갔다.

35 사무엘은 죽는 날까지 사울을 다시 보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울을 두고 슬퍼하였다. 주님께서도 사울을 이스라엘 위에 임금으로 세우신 일을 후회하셨다.

다윗의 성공과 사울의 몰락
다윗에게 기름을 붓다
16장
1 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하고만 있을 셈이냐? 나는 이미 사울을 이스라엘의 임금 자리에서 밀어냈다. 그러니 기름을 뿔에 채워 가지고 떠나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사이에게 보낸다. 내가 친히 그의 아들 가운데에서 임금이 될 사람을 하나 보아 두었다.”

2 사무엘이 여쭈었다. “제가 어떻게 갑니까? 사울이 그 소식을 들으면 저를 죽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암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가서,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하여라.

3 그러면서 이사이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다음에 네가 할 일을 내가 알려 주겠다. 너는 내가 일러 주는 이에게 나를 위하여 기름을 부어라.”

4 사무엘은 주님께서 이르시는 대로 하였다. 그가 베들레헴에 다다르자 그 성읍의 원로들이 떨면서 그를 맞았다. 그들은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하고 물었다.

5 사무엘이 대답하였다. “물론 좋은 일이지요. 나는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온 것이오. 그러니 몸을 거룩하게 하고 제사를 드리러 함께 갑시다.” 사무엘은 이사이와 그의 아들들을 거룩하게 한 다음 그들을 제사에 초청하였다.

6 그들이 왔을 때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바로 주님 앞에 서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 그러나 주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나는 이미 그를 배척하였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8 다음으로 이사이는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이도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아니오.” 하였다.

9 이사이가 다시 삼마를 지나가게 하였지만, 사무엘은 “이 아이도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아니오.” 하였다.

10 이렇게 이사이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사이에게 “이들 가운데에는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없소.” 하였다.

11 사무엘이 이사이에게 “아들들이 다 모인 겁니까?” 하고 묻자, 이사이는 “막내가 아직 남아 있지만, 지금 양을 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무엘이 이사이에게 말하였다. “사람을 보내 데려오시오. 그가 여기 올 때까지 우리는 식탁에 앉을 수가 없소.”

12 그래서 이사이는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왔다. 그는 볼이 불그레하고 눈매가 아름다운 잘생긴 아이였다. 주님께서 “바로 이 아이다. 일어나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13 사무엘은 기름이 담긴 뿔을 들고 형들 한가운데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들이닥쳐 그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렀다. 사무엘은 그곳을 떠나 라마로 갔다.

다윗이 사울을 섬기다
14 주님의 영이 사울을 떠나고, 주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그를 괴롭혔다.

15 사울의 신하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하느님께서 내리신 악령이 임금님을 괴롭히고 있으니,

16 임금님께서는 여기 이 종들에게 분부하시어, 비파를 솜씨 있게 타는 사람을 하나 구해 오게 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임금님께 내릴 때마다 그에게 비파를 타게 하면, 임금님께서는 편안해지실 것입니다.”

17 그래서 사울은 신하들에게 “비파를 잘 타는 사람을 하나 찾아서 나에게 데려오너라.” 하고 분부하였다.

18 젊은 시종 가운데 하나가 말하였다. “제가 베들레헴 사람 이사이에게 그런 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비파를 잘 탈 뿐만 아니라 힘센 장사이며 전사로서, 말도 잘하고 풍채도 좋은 데다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십니다.”

19 사울은 전령들을 이사이에게 보내어, “양을 치는 너의 아들 다윗을 나에게 보내라.” 하는 말을 전하였다.

20 이사이는 빵과 포도주 한 부대를 나귀에 싣고,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딸려서 아들 다윗 편에 사울에게 보냈다.

21 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에게 와서 그를 시중들게 되었는데, 사울은 다윗을 몹시 사랑하여 그를 자기 무기병으로 삼았다.

22 그리고 이사이에게 사람을 보내어 일렀다. “다윗이 내 눈에 드니, 내 앞에서 시중들게 하여라.”

23 하느님께서 보내신 영이 사울에게 내릴 때마다, 다윗은 비파를 손에 들고 탔다. 그러면 악령이 물러가고, 사울은 회복되어 편안해졌다.

이스라엘이 골리앗의 도전을 받다
17장
1 필리스티아인들은 전쟁을 일으키려고 군대를 소집하여 유다의 소코에 집결시켰다. 그들은 소코와 아제카 사이에 있는 에페스 담밈에 진을 쳤다.

2 사울도 이스라엘군을 집결시켜 엘라 골짜기에 진을 치고,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맞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3 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필리스티아인들은 저쪽 산 위에, 이스라엘은 이쪽 산 위에 맞서고 있었다.

4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투사가 하나 나섰다. 그는 키가 여섯 암마하고도 한 뼘이나 더 되었다.

5 머리에 청동 투구를 쓰고 비늘 갑옷을 입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는 청동 오천 세켈이나 나갔다.

6 다리에는 청동으로 만든 정강이 가리개를 차고, 어깨에는 청동으로 만든 창을 메고 있었다.

7 그 창대는 베틀 용두머리만큼 굵었고 창날은 쇠로 되어 있었는데, 무게가 육백 세켈이나 되었다. 골리앗은 방패병을 앞세우고

8 나서서 이스라엘 전선에 대고 소리쳤다. "너희는 어쩌자고 나와서 전열을 갖추고 있느냐? 나는 필리스티아 사람이고 너희는 사울의 종들이 아니냐? 너희 가운데 하나를 뽑아 나에게 내려보내라.

9 만일 그자가 나와 싸워서 나를 쳐 죽이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되겠다. 그러나 내가 이겨서 그자를 쳐 죽이면, 너희가 우리 종이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한다.”

10 그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시 소리쳤다. “내가 오늘 너희 이스라엘 전열을 모욕하였으니, 나와 맞붙어 싸울 자를 하나 내보내라.”

11 사울과 온 이스라엘군은 이 필리스티아 사람의 말을 듣고, 너무나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다.

다윗이 골리앗을 쳐 이기다
12 다윗은 이사이라고 불리는, 유다 베들레헴 출신 에프랏 사람의 아들이다. 이사이에게는 아들이 여덟 있었는데, 사울이 다스리던 때에 그는 이미 나이 많은 노인이었다.

13 이사이의 큰 세 아들은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가 있었다. 싸움터에 나간 세 아들의 이름은 맏아들 엘리압, 둘째 아비나답, 셋째 삼마였다.

14 다윗은 막내였다. 세 형들은 사울을 따라갔고,

15 다윗은 사울이 있는 곳과 베들레헴 사이를 오가며 아버지의 양 떼를 쳤다.

16 그 필리스티아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가까이 다가와 싸움을 걸어온 지 사십 일이나 되었다.

17 이사이가 아들 다윗에게 일렀다. “네 형들에게 이 볶은 밀 한 에파와 빵 열 덩이를 가져다주어라. 진영으로 뛰어가서 네 형들에게 주어라.

18 이 치즈 열 덩이는 그곳 천인대장에게 갖다 드리고, 형들이 잘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에게서 잘 있다는 표를 받아 오너라.”

19 그 무렵 사울과 다윗의 형들과 이스라엘의 모든 군대는 엘라 골짜기에서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20 이튿날 다윗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양 떼를 양치기에게 맡기고, 아버지 이사이가 시킨 대로 짐을 들고 떠났다. 그가 진영에 다다랐을 때, 온 군대는 함성을 지르며 전선으로 나가고 있었다.

21 이스라엘과 필리스티아인들은 서로 전열을 지어 맞서고 있었다.

22 다윗은 가지고 온 짐을 짐 지키는 군사에게 맡기고, 전열로 달려가 형들에게 문안하였다.

23 다윗이 형들과 말을 나누고 있을 때,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열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필리스티아 투사가 올라와서 전과 같은 말을 하였다. 다윗도 그의 말을 들었다.

24 이스라엘의 모든 군사들은 그 사람을 보자 너무나 무서워 도망을 쳤다.

25 이스라엘 사람들이 말하였다. “자네들도 저기 올라오는 저자를 보았겠지.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네. 임금님께서는 저자를 쳐 죽이는 사람에게 많은 재산뿐만 아니라 공주님도 주시고, 이스라엘 안에서 그의 집안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실 거야.”

26 다윗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필리스티아 사람을 쳐 죽여 이스라엘에서 치욕을 씻어 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 준다고요? 할례도 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한단 말입니까?”

27 군사들은 골리앗을 죽이는 사람에게 어떤 상이 내릴지를 같은 말로 일러 주었다.

28 다윗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 엘리압이 듣고, 그에게 화를 내며 다그쳤다. “네가 어쩌자고 여기 내려왔느냐? 광야에 있는 몇 마리 안 되는 양들은 누구한테 맡겼느냐? 내가 너의 교만과 못된 마음을 모를 줄 아느냐? 너는 싸움을 구경하러 온 것이 분명하다.”

29 다윗은 “말 한마디 한 것뿐인데, 지금 내가 무엇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는,

30 형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가서 같은 말로 물어보았다. 군사들은 앞에서와 같은 말로 그에게 대답하였다.

31 다윗이 한 말이 퍼져 나가더니, 마침내 사람들은 사울 앞에서까지 그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울이 다윗을 불러들였다.

32 다윗은 사울에게, “아무도 저자 때문에 상심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나가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3 그러자 사울은 다윗을 말렸다. “너는 저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마주 나가 싸우지 못한단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전사였지만, 너는 아직도 소년이 아니냐?”

34 그러나 다윗이 말하였다. “임금님의 종은 아버지의 양 떼를 쳐 왔습니다. 사자나 곰이 나타나 양 무리에서 새끼 양 한 마리라도 물어 가면,

35 저는 그것을 뒤쫓아 가서 쳐 죽이고, 그 아.가.리.에서 새끼 양을 빼내곤 하였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덤벼들면 턱수염을 휘어잡고 내리쳐 죽였습니다.

36 임금님의 종인 저는 이렇게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습니다. 할례 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도 그런 짐승들 가운데 하나처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하였습니다.”

37 다윗이 말을 계속하였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저를 빼내 주신 주님께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의 손에서도 저를 빼내 주실 것입니다.” 그제야 사울은 다윗에게 허락하였다. “그러면 가거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빈다.”

38 사울은 자기 군복을 다윗에게 입힌 다음, 머리에는 청동 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혔다.

39 그리고 자기 칼을 다윗의 군복에 채워 주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런 무장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사울에게, “제가 이런 무장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이대로는 나설 수가 없습니다.” 하고는 그것들을 벗어 버렸다.

40 그러고 나서 다윗은 자기의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개울가에서 매끄러운 돌멩이 다섯 개를 골라서 메고 있던 양치기 가방 주머니에 넣은 다음, 손에 무릿매 끈을 들고 그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다가갔다.

41 필리스티아 사람도 방패병을 앞세우고 나서서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42 그런데 필리스티아 사람은 다윗을 보더니, 그가 볼이 불그레하고 용모가 아름다운 소년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를 업신여겼다.

43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에게 “막대기를 들고 나에게 오다니, 내가 개란 말이냐?” 하고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였다.

44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시 다윗에게 말하였다. “이리 와라. 내가 너의 몸을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45 그러자 다윗이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이렇게 맞대꾸하였다. “너는 칼과 표창과 창을 들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전열의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 이름으로 나왔다.

46 오늘 주님께서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나야말로 너를 쳐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의 시체를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계시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게 하겠다.

47 또한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48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을 향하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도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향하여 전열 쪽으로 날쌔게 달려갔다.

49 그러면서 다윗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 하나를 꺼낸 다음, 무릿매질을 하여 필리스티아 사람의 이마를 맞혔다. 돌이 이마에 박히자 그는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50 이렇게 다윗은 무릿매 끈과 돌멩이 하나로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누르고 그를 죽였다. 다윗은 손에 칼도 들지 않고 그를 죽인 것이다.

51 다윗은 달려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밟고 선 채, 그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를 죽이고 목을 베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저희 용사가 죽은 것을 보고 달아났다.

52 그러자 이스라엘과 유다의 군사들이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필리스티아인들을 갓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에크론 성문까지 뒤쫓아 갔다. 그리하여 사아라임에서 갓과 에크론에 이르기까지 필리스티아인들은 칼에 맞아 쓰러져 갔다.

53 이스라엘 자손들은 필리스티아인들을 추격하다가 돌아와서 그들 진영을 약탈하였다.

54 다윗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의 목은 예루살렘으로 가져갔으나, 그의 무기는 자기 천막에 두었다.

다윗이 사울 앞에 나아가다
55 사울은 다윗이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을 보고 군대의 장수 아브네르에게, “아브네르, 저 젊은이는 누구의 아들이오?” 하고 물었다. 아브네르가 “임금님, 임금님의 목숨을 두고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56 임금은 다시 아브네르에게, “저 청년이 누구의 아들인지 직접 알아보시오.” 하고 명령하였다.

57 다윗이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죽이고 돌아오자, 아브네르가 그를 사울 앞에 데려갔다. 그의 손에는 필리스티아 사람의 머리가 들려 있었다.

58 사울이 그에게 “젊은이, 자네는 누구의 아들인가?” 하고 묻자, 다윗이 “저는 베들레헴 사람, 임금님의 종 이사이의 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시편】
89장

22 내 손이 그를 붙잡아 주고 내 팔도 그를 굳세게 하리니

23 어떤 원수도 그를 덮치지 못하고 어떤 악한도 그를 누르지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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